전라도 정도 1000년과 고려 건국 1100년이 되는 올해를 기념하고, 고려시대 물질문화의 정수인 ‘청자’를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은 11월25일까지 ‘고려청자의 정점頂點을 만나다-부안청자·강진청자’ 특별전을 갖는다.

이번 특별전은 부안과 강진 지역 청자를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종합전시로 고려시대에 많은 문화유산 중 ‘전라도’와 ‘고려’ 두 의미를 모두 함축한 청자를 선보인다.

전시에는 국보 제60호로 지정된 ‘청자 사자무양 향로’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요 소장품 ‘청자 구름 학무늬 매병’, ‘소나무 인물무늬 매병’, ‘청자 참외모양 주자’, ‘청자 물가풍경무늬 완’ 등 총 600여점의 청자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고려와 전라도 나아가 청자의 대명사인 부안청자와 강진청자, 또한 서해안 해저 인양 청자를 통해 본 유통까지 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1부는 ‘고려 대표 명품, 청자’로 도자기의 원조라고 자부하는 중국인들조차도 감탄하는 푸른 비색의 고려청자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전시된 주요 전시품 중 ‘구름 학무늬 매병’은 고려 12세기 발견된 작품으로 비색 청자에 흙으로 채워 넣은 새와 나무의 문양이 독특해 눈에 띈다.

2부 ‘청자 생산의 중심 전라도’에서는 전북 진안 도통리, 고창 용계리 출토품을 비롯해 초기 청자 생산지 가운데 대표 유적지 중 하나인 경기도 시흥 방산동 가마터 출토품까지 청자의 이동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경기도권에서 시작해 점차 전국적인 양상을 띤 청자생산은 이후 전라도 중심의 해안가로 요장이 집중됨을 알 수 있다.

1부에서 전시된 비색의 청자와 달리 올리브색의 출토품들이 1부의 청자와 비교해 볼만하다.

3부는 ‘고려청자의 정점을 만나다, 부안청자와 강진청자’로 고려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전북 부안과 전남 강진 지역의 청자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모든 청자의 기본이 된 강진 지역의 청자는 색깔의 변화, 기형 등이 다양해지며 그 역사적 깊이와 의미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또 문양이 없는 비색 순청자와 상형청자가 대부분이며 예리한 선이 돋보인다.

이와 반대로 부안청자의 특징은 서정적 문양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풍경무늬 완’에 새겨진 나무, 새 등의 문양이 부안 청자가 지닌 서정성을 표현한다.

이렇듯 같은 듯 다른 특징을 지닌 강진청자와 부안청자는 고려 인종 장릉, 명종 지릉, 희종 석릉 등 왕릉에서 출토됐으며, 최고의 왕실 청자로 주목 받으며 고려청자 정점에 있었던 당시의 청자 출토품을 확인 할 수 있다.

4부 ‘바닷길에서 만난 청자, 어디로 가고 있었나’에서는 부안과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가 어떻게, 어디로, 누구에게로 가고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생산지였던 탐진(강진의 옛지명)에서 개경으로 도자기를 배달하면서 소비된 지역(군산 비안도, 보령 원산도, 태안 대섬 등)에서 발견된 청자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부안 유천리 가마터와 강진 사당리 가마터에서 발굴 조사된 청자편과 함께 기형, 형태, 문양 등 비교 가능한 완형 청자를 함께 전시해 그 생산지가 어디인지를 이해하는데 보다 관심을 두고 구성했다.

더불어 부안청자와 강진청자를 소개하는 영상물 ‘고려예술의 정점’과 함께 전시 관련 프로그램 ‘청자야 놀자’ 등 상감기법을 실제로 경험해 보는 체험 코너로 관람객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박물관 권소현 학예사는 “고려문화의 정수로 자리매김한 청자를 통해 고려와 전라도의 의미뿐 아니라 부안청자와 강진청자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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