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사육기술 개발
비육기간 28개월로 단축
생산비 마리당 23.5만↓
소비자 가격저하 기대

정읍에 사는 A씨는 한우 1마리를 키우기까지 통상 31개월이 걸린다.

사료비만 따져봐도 어림잡아 287만원이나 들어 소 값의 37% 수준에 이르는 생산비 부담을 안고 있다.

A씨는 사육 기간을 줄이고 싶어도 등급이 떨어지거나 고기 맛이 달라져 수익에 영향을 줄까봐 마지못해 장기 비육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한우 생산비 비중이 높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A씨 같은 한우 사육농가들에게 희소식이 찾아들었다.

농촌진흥청이 한우고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하 기간을 앞당기고도 맛과 풍미, 육질과 육량을 유지하는 ‘한우 사육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4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사육 단계마다 영양소 함량을 정밀 조절하는 것이 핵심으로 비육 기간이 기존 31개월에서 28개월로 3개월 짧아졌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한우 1마리당 생산비를 23만 5,000원 정도 줄일 수 있다.

국내 거세한우 전체에 적용하면 한 해에 약 936억 원가량 생산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생산비 감소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우고기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한우 농가의 대부분은 마블링(근내지방)이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평균 31개월 동안 키우는 고비용 사육을 하고 있다.

한우는 수입 소고기와 품질 차별화에 성공했으나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 비중이 미국산 소고기보다 1.

7배나 높은 상황이다.

또한 소고기 자급률은 가격 경쟁과 수입 소고기의 관세 인하 등으로 지난 2013년 50.

1%에서 지난해 41%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그 동안 개량된 한우의 생산 특성을 고려해 육성기(6∼14개월)와 비육기(15∼28개월)에 단백질과 에너지 함량을 조절해 주는데 착안했다.

연구진이 이 기술로 키운 28개월 한우를 도축해 육량과 육질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평균 출하월령인 31.

1개월 한우 성적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자혀와 맛 관련 물질 분석, 전문가 시식 평가에서도 28개월 한우는 단맛, 감칠맛, 풍미 면에서 31개월 한우와 차이가 없었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특허출원 하고 산업체와 생산자 단체에 이전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창범 원장은 “한우고기의 품질은 높이고 생산비를 낮추는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수입 소고기와 차별화한 한우고기 생산으로 자급률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수출 시장 확대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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