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선 현대무용단 내일
한벽루연가 '백년의 조각들'
공연··· 천주교 7명 순교사
치명자산 모티브 작품선봬

강명선 현대무용단의 한벽루연가 ‘백년의 조각들’이 오는 11일과 12일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치명자의 몽마르트란 부제가 붙은 이번 작품은 한국의 몽마르트라 불리는 조선 말기 천주교 순교사 일곱 명이 묻힌 치명자산을 모티브로 한다.

치명자란 순교자란 뜻을 가지고 있다.

박혜와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부인하지 않았던 이들은 자신을 치는 도끼에도 오히려 고귀한 향을 발한다.

또 동정녀 부부로 알려진 요한과 루갈다 부부는 절제된 사랑을 나무며 삶의 깊고 깊은 사랑의 꽃을 피웠다.

무한한 본능의 욕망을 비운 그 자리는 아무리 품어내도 마르지 않는다.

아무리 가슴에 안으려 해도 다 안을 수 없다.

오히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사무치게 그리운 오직 한 사람만을 향한 마음으로 육체적 본능을 절제할 수 있었다.

자극적인 현대인들의 사랑의 모습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동정녀 부부의 거룩함인 것이다.

작품은 이런 이미지는 여섯 개의 장으로 풀어낸다.

자욱한 안개 속에 떨어지는 영혼의 눈물이 서막을 장식하면 죽지 않고 어둠 속에서 아득한 생이 이어진다.

또 순절한 영혼들의 뜨거운 고독과 함께 사랑은 믿음의 혼불이었음을 춤으로 풀어낸다.

네 번째 이미지는 많은 유혹 속에서 피어나는 꽃을 다루고 있으며, 하늘을 사랑하는 아픔, 가장 황홀한 아픔을 다섯 번째 이미지로 풀어낸다.

마지막은 차가움과 따뜻함이 서로 엉켜 영원히 시들지 않는 백합을 통해 치명자의 몽마르트를 제시하며 전주 한벽루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흩어진 역사적 공간으로 조각조각 모으며 그림을 그려간다.

절대적인 하나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깊은 믿음과 불같은 사랑, 확고한 사랑, 견고한 희망이 무용단의 몸짓으로 표현하게 된다.

강명선 대표는 “동정녀 부부의 거룩함의 비밀은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제 여러분에게 그 질문을 던져 함께 고민할 까 한다”며 “작업을 하면서 전북 현대무용계를 지키는 제자들과 집중할 수 있어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정신을 온통 감싸 안아주는 듯한 한 폭의 그림을 무대 위에 현대무용으로 조심스럽게 펼쳐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성연근 한벽문화관장은 “20년이란 기나긴 여정을 오직 몸짓으로 풀어낸 강명선 대표의 인고의 시간을 생각하니 치열한 울림으로 다가온다”며 “20년 예술 여정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불모지와 같았던 전주 현대무용사의 크나큰 치명자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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