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주거 질-수요 고려없어
무분별 매입 공실로 방치
2014년부터 4조 예산 투입
평균 공실 2.2% 개선안돼

도시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돕는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공실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에만 81채의 빈집이 남아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집이 남아도는 것은 해당 기관에서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주거의 질을 간과한 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지역의 빈집을 매입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사업은 도심 내 저소득 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을 매입해 개보수한 뒤 시세의 30% 수준의 임대조건으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지역본부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093억원 이상의 매입비용을 들여 다가구 임대주택을 사들였다.

올들어 8월까지만 해도 170억여원을 투입해 238호를 매입했다.

문제는 도시 서민들을 위해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의 공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LH전북지역본부의 올해 8월 기준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은 3,810호로 이 가운데 2.1%에 해당하는 81호가 미임대 상태다.

지난해에는 270억여원이 매입예산을 들여 366호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매입한 임대주택은 도시 저소득층에게 안정된 주거를 돕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일부 임대주택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공실로 남아있는 상태다.

매입임대주택 공실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LH가 주거의 질이나 지역 수요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공급량 늘리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지방이나 수요가 낮은 지역의 빈집을 매입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미임대는 전국적으로도 심각한 상태다.

LH의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8만 6,596호 가운데 2.2%에 해당하는 1,907호가 미임대 상태다.

LH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다가구 주택 3만 6,160호를 매입했으며 여기에 총 4조 4092억 3800만원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는 7802억 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약 5000호의 주택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예산 투입에도 전국 평균 공실률은 지난 2014년 2.2%와 같은 수치를 보여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공실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H가 무분별하게 공급량을 늘리기보다 철저한 수요 파악에 따른 주거환경과 공급방법 개선 등을 통해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내실을 높이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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