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개 점포 중 40개 문닫아
롯데몰 개장 후 급격 쇠퇴
보세의류 등 다변화 꾀해야

수십년전 만해도 군산의 패션 일번지로 화려함을 자랑했던 영동상가가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무상임대 점포까지 등장하면서 과거의 명성은 고사하고, 그 명맥을 잇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군산시에 따르면 영동상가는 총 106개 점포 가운데 현재까지 40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60개만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1899년 군산항 개항이후 내항 인근의 영화동과 장미동, 영동 등을 중심으로 도심권이 만들어지면서 영동상가는 군산의 최고 상권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나운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영동상가는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07년 수송택지개발이 완료된 후 그 지역에 또 다시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자 영동상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다 조촌동 페이퍼코리아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 사람들이 입주하고, 지난 4월 롯데몰이 개장하게 되자 영동상가는 쇠퇴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평일에 영동상가 거리를 찾아가보니 거리는 한산했으며, 여기저기 점포임대 글자가 나붙어 있었고, 2년간 무상임대 점포까지 눈에 띄었다.

전국의 상권 가운데서도 일자형으로 돼 있으면서 수십년 간 군산의 상권을 움직였던 영동상가가 나운동에 이어 수송동, 조촌동으로 이어지는 상권밀집화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는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상권을 무너지게 하는 직격탄이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군산시와 영동상가번영회는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진 영동상가를 구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영동상가번영회는 활성화 방안으로 보세의류 거리 조성과 음식점과 카페 등 업종의 다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는 보세의류를 통한 특화거리 조성을 위해 청년일자리 점포개설 국비를 공모해 놓은 상태며, 도시가스와 하수관거정비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해당 지역은 오수와 우수가 분류돼 있지 않아 개별 정화조를 설치해 합류식 관로로 배출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물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점 등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정화조 용량 증설 등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렵다.

상인 김모씨는 “상권이 몰락하면서 점포 임대까지 문의하는 사람들조차 없다”며 “평일에는 물론이고, 주말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 뭔가 빠른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산시의회 박광일 의원은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가 적극 나서고 의회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며 “영동상가에 다양한 업종이 유치돼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보세의류 단지를 위한 특화거리 조성을 위해 국비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 도시가스 및 하수관거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우선적으로 가능한 점포부터 음식점 등으로 업종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산=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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