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이 엊그제 같은 데 이제는 폭등해 난리라고 한다.

이달 들어 80㎏ 한가마니 쌀값이 무려 19만4천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다.

이는 수매제에서 공공비축미 매입제로 변경된 지난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 6월 평균 쌀값 12만6천700원과 비교하면 ‘폭등’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쌀 전국 생산량은 387만5천t으로,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이달 쌀값은 산지 도매가격으로 80㎏ 한 가마에 19만4천여원, 지난해보다 30% 올랐다고 한다.

이처럼 쌀값이 급등한 것은 쌀 과잉생산을 막으려고 논을 밭으로 바꿔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올여름 폭염으로 작황도 부진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라고 한다.

이런 탓에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4%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쌀이 남아돌아 걱정하던 정부는 흉작 한 번에 가격 상승과 더불어 수요보다 쌀이 부족할까 걱정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쌀을 주 원료로 하는 떡집  등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하루 20㎏ 정도 쌀을 쓰고 있는 시장의 한 떡집 가계 주인은 쌀값이 최근 껑충 뛰어 떡 가격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올렸다고 한다.

쌀 소비는 계속 줄고 있는데 쌀값만은 크게 올라 소비자들 부담이 더 커졌다.

이런 데는 정부의 수급 조절이 뜻대로 안 된, 한마디로 쌀 수급 정책 실패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재작년보다 23만t 적었지만, 정부가 폭락한 쌀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히려 7만t 넘게 더 사들였다.

올 들어 쌀값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자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22만t을 방출했지만, 쌀값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최근 수년 사이 쌀값이 계속 떨어진 탓에 올해 오른 건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쌀 목표 가격인 18만8천 원에 근접해 별 문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쌀값은 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5년마다 정하는 쌀값 목표가 이달 말에 발표되는데, 이개호 농림부장관은 "19만4천원 플러스 알파" 라고 밝히기도 했다.

24만 원까지 쌀값을 더 올려야 한다는 농민과, 갑자기 오른 쌀값이 부담스러운 소비자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작업이 남았다.

그 접점을 찾는 첩경은 유통과정의 간소화와 중간마진의 최소화에 있고, 이는 정부의 가열찬 노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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