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무 vs 인권중시 '논란'
국방의무 vs 인권중시 '논란'
  • 정병창
  • 승인 2018.11.0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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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판례 14년만에 뒤집혀
네티즌 합법반대 청원 게시
진보단체 사법부판단 환영

대법원이 종교·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라는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림에 따라 기존의 ‘유죄’판례가 14년 만에 뒤집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방의무 먼저vs인권 중시 먼저 등 엇갈린 반응이 서로 교차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철회’,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대신 종교적 병역거부 사용하라’, ‘군대폐지’ 등 다양한 청원마저도 등장해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대법관 9대4로 병역법위반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합의부로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일치 결정을 고려할 때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입영거부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원심은 법리오해”라며 무죄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오씨가 ‘무죄’ 판결을 받자 네티즌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이에 따른 청원글 마저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양심적 병역 거부 합법에 대해 반대합니다’라는 청원 글을 통해 “종교적으로도 자신의 국가는 지키라고 했습니다.

국가를 지키려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합당하면 군대를 다녀온 모든 남자는 다 비양심적이라 군대에 간 것이고, 병역거부자만 양심적인 나라가 될 것 같다”며 “나중에 커가는 내 아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

(군대를) 안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누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려고 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양심적’이라는 단어 대신 ‘종교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줄 것을 청원했다.

이 청원인은 “개인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을 혐오합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로 미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냥 ‘종교적’ 병역거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xxx교 교리에 따른 종교적 병역거부’라고 표기해야 맞겠다.

소수의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을 ‘양심적’이란 표현을 사용해 도덕적으로 바르게 생각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미화한다면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양심적으로 수행한 정말 양심적인 대다수 국민이 ‘비양심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대법원의 이러한 결정은 인권 중시 국가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며 크게 환영하고, 기대감을 표출하는 반응도 흘러 나왔다.

참여연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전쟁없는세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전향적인 판단을 환영하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병역거부자를 변론해 온 법무법인 지향의 김수정 변호사는 “향후 고등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수감 중인 병역거부자들은 정부에서 사면 조치하고, 잔여 형기를 대체복무 등 다른 방안으로 채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병역거부로 실형을 살다 지난 9월 출소한 박상욱씨는 “그간 많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 하고 밤을 지새웠다”면서 “대법원의 판결 취지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레이니 스미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도 “인권을 중시한 양심의 자유가 마침내 한국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병역거부자 사건은 227건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번 무죄 판결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 재판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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