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 제 11대 전반기의회가 본격적인 의정활동의 닻을 올린지도 어느덧 넉 달이 지났다.

4년의 임기를 시작하여 첫 발을 뗀 것인 만큼, 깊어져가는 올해의 가을은 남다른 듯하다.

시작의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속에, 의회가 지닌 사명과 책임도 더욱 막중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본격적인 지방분권시대를 앞두고 지방의회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금번 30년 만에 전부 개정되는 지방자치법의 핵심이‘주민자치’요소를 법 목적규정과 권리조문에 명시해 주민의 권리를 한층 강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또한 진정으로 시민이 주인 되는 지방자치, 오직 시민의 행복과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하는 정치를 펼칠 것을 다짐한다.

옛 이야기에 이런 일화가 있다.

한 관리가 과거에 합격하여 감사로 부임하게 되었는데, 참된 정치(政治)를 하는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학식이 뛰어난 선비에게 지혜를 구했다.

그러자 그는 말없이 산나물 한 접시와 냉수 한 그릇을 내어놓았다.

그리고는 어린아이를 하나 데리고 나와 업고 어르는 것이다.

관리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침내 무릎을 쳤다.

나물이란 양념을 넣고 무쳐야 맛이 나는 법이니, 정치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조화’임을 깨우친 것이다.

무덤덤해서도 안 되고 한 가지 주장만 있어도 안 되며, 각기의 개성을 살리면서 여럿이 어울려서 맛도 내는 조화(調和)와 인화(人和)가 바로 인화단결(人和團結)라는 뜻이다.

그리고 한 사발의 냉수는 깨끗하고 청결함, 즉 청렴결백을 말하며, 아이를 어르는 것은 백성을 그처럼 사랑하는 애민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그제야 관리는 선비에게 큰절을 올리고 인화(人和), 청렴(淸廉), 애민(愛民)의 가르침대로 정치를 펼쳐, 백성들에게 두고두고 칭송을 받았다.

새로운 의정역사를 써나가야 할 길 앞에서, 우리가 가슴에 새겨볼만한 이야기다.

  우리는 첫 번째, 인화(人和)의 근본인 소통에 앞장서고자 한다.

  시민들을 위해 개방되어 있는 열린 의회로서, 적극적인 소통과 현장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다.

시민의 수요가 의정에 반영되고, 또 의정의 결과가 시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을 때에, 아름답게 소통하고 화합하는 전주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청렴하고 깨끗한 의회운영을 위해 만전을 다하고자 한다.

66만 전주시민의 대변인으로서, 시민의 눈으로 전주시의 예산수립과 집행을 꼼꼼히 살피고 점검할 것이며, 의회 내부적으로도 올바르고 청렴한 의정운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

  세 번째, 애민(愛民)정신이 의회의 근간이 되어야한다.

  제 11대 전반기 의회는,「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전주시의회」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주시민이 자신의 삶 속에서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정책과 의정활동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전주시의회의 굳은 의지다.

쉽게 행복이란 말을 하기 어려운 메마른 시대지만, 지역정치가 작은 웃음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간혹 정치를 권력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오히려 정치는 헌신에 가깝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생각하는 일로부터 정치가 시작되는 까닭이다.

전주시의회는 바르고 따뜻한 정치를 통해 전주시민의 행복에 기여하고, 아울러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선도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해본다.

/박병술 전주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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