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뿌연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는다.

높은 가을하늘과 맑은 공기가 자랑거리였던 전북지역이 미세먼지와 스모그로 뒤덮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이번주까지 전북지역 전체가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였다.

때문에 단풍이 절정을 이룬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는 커녕 마스크에 의지해 건강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올 가을과 겨울은 미세먼지 공포를 더 자주,더 심하게 겪어야 할 판이다.

석탄사용을 억제하던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자 석탄사용 금지 조치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찌 해볼 수 없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우리의 대기는 중국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북서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대기 불안정도 위기감을 키운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예년보다 약하게 형성되면서 편서풍을 타고 중국발 미세먼지나 스모그가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저감노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설프게 대응했다간 모든 정책과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자체적인 노력 외에 중국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한다.

특별법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전국에 걸쳐 민간부문에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시도지사에게 권한이 주어진다.

법 시행에 따라 시도지사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 경우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가동시간 및 가동률을 강제할 수 있다.

민간 사업체에 대해서도 대기오염방지시설 개선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 같은 조치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전북도 상황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전북도는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중국과 수도권의 영향을 더 받는다.

이 문제부터 해소시켜야 한다.

미세먼지는 국가 차원의 문제이지만 지자체마다 체감 정도가 다르다.

발생 장소와 영향을 받는 지역이 상이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지역별 특성을 파악하고,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정밀한 측정을 통해 미세먼지의 발생 장소와 성분,유입 경로,영향력 등을 분석해야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중국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전북도가 제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세먼지 다발지역으로 고민에 빠진 전북도가 ‘도시숲’ 조성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다고 한다.

미세먼지 저감 등 공기질 개선과 도시열섬·폭염 완화, 휴식 등 힐링 효과가 있는 도시숲을 확대 조성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총 1430억원을 투자해 도시숲 140ha, 가로수 160km, 명상숲 133개소, 전통마을숲 복원사업 32개소를 조성중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는 신규사업으로 도시 바람길 숲 및 산업단지 주변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에 총 사업비 265억원을 투자해 미세먼지 저감 도시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는 임기응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전북도가 지역 특성에 맞는 실질적 예방대책은 내놓기는 했으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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