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휘발유평균가격 1,667원
전날比 8.84원↓··· 직영점은
전체 10% 불과 찾기 어려워
국제유가연동돼 효과미지수

유류세 인하에 대한 도내 운전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정부가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한시적으로 6개월간 유류세를 15% 인하했지만 아직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어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휘발유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것에 비해 인하 폭이 좁은 데다 또다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유류세 15% 인하 방침이 적용된 첫날인 6일 전주지역 174개 주유소 중 무작위로 17곳을 선택해 살펴보니 전날보다 휘발유가격이 내린 곳은 5곳으로 파악됐다.

 이번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액화석유가스)·부탄은 30원의 가격 인하효과가 발생한다고 했지만 인하 효과가 즉각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5곳 중에서도 123원이 내린 곳은 유류세 인하분을 즉각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던 정유사의 직영점 1곳뿐이었다.

4곳은 20~60원 정도밖에 내리지 않았으며, 나머지는 변동이 없었다.

이에 현재 도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1천667.42원으로 전날보다 겨우 8.84원 하락했다.

경유의 경우 전날보다 9.41원 내린 1천471.88원이다.

결국, 직영점은 전체 주유소의 약 10%로 드문 만큼 운전자 대부분 개별주유소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류세 인하 첫날 소비자가격 하락을 체감하는 운전자는 드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이날 둘러본 주유소에서 ‘왜 어제와 가격이 똑같은 거냐’, ‘소비자를 속이는 것 아니냐’, ‘주유소가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라고 따지는 운전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런 운전자들의 불평에 주유소 직원들은 ‘유류세 인하 이전에 채운 기름이기 때문’이라며 설명을 하거나 ‘모르겠다’면서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유하러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직장인 김서은(36) 씨는 “유류세가 인하하면 기름값이 바로 내릴 줄 알았는 데, 그대로라서 실망했다”며 “직영점만 내렸다는데 직영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일일이 찾아다니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유류세가 인하돼도 국제유가가 안정화되지 않은 만큼 그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유류세를 내렸지만 국제 유가 인상으로 소비자가격이 되레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신통치 않은 반응만큼 주유소업계도 피로감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로 가격이 내릴 것을 기대해 며칠 전 매출이 급감한 데다 이로 인해 재고량이 소진되지 않아 당분간 유류세 인하 이전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운전자는 물론 경쟁 주유소의 눈치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유사 주문이 밀려 공급을 받기 위해서는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주유소도 있는 상황.

주유소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주유소가 많아져 경쟁이 심한데 유류세 인하 이전에 받은 휘발유·경유를 손해까지 감내하면서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무조건 주유소 탓을 하는 소비자 때문에 속상하다”며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와 연동되는 만큼 유류세 인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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