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금고 약정기간 만료
농협 2004년부터 1금고 지켜
전북은행 1금고 탈환 사활
'지역금융활성화' 영향 주목

7조원 이상 규모의 전북도금고 열쇠를 차지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금융 활성화’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 주거래은행 선정 과정에도 지역금융 활성화 바람이 분 것으로 보여 지면서 금융권의 지역 기여도, 향토은행 배려 등의 여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7일 전북도와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전북도의 1금고(일반회계)는 NH농협은행이, 2금고(특별회계 및 기금)는 전북은행이 맡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31일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새로운 금고지기 선정을 위해 지난 2일 ‘전라북도 금고 신청’을 공고하고 이날 금고 지정 사전설명회를 개최했다.

 도금고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 절차가 본격화된 것으로, 금융권의 물밑경쟁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7조원 이상 규모의 전북도금고 열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특히, 농협이 지난 2004년부터 1금고를 지키고 있지만 1954년 이후 46년간 금고를 관리해 온 제일은행을 밀어내고 2000년 12월에 선정된 뒤 2002년 재선정된 전북은행이 1금고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어 두 은행 간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3년 만에 또다시 맞붙으면서 농협이 이번에도 주민이용편의성을 앞세워 수성에 성공할지, 지난번 싸움에서 져 2금고를 맡았던 전북은행이 사회공헌과 향토은행이라는 강점으로 1금고 탈환에 성공할지가 관건인 것.

여기에 최근 들어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대형은행이 지자체 금고 쟁탈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그 여느 때보다 도금고 열쇠를 둘러싼 싸움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새만금개발공사 주거래은행으로 전북은행이 선정되면서 금융권 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전북은행이 우리·KEB하나·농협은행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지역 기여도, 사회공헌 등의 활동은 물론 정부의 ‘지역금융 활성화’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

얼마 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전북은행에서 주재한 ‘지역금융 활성화를 위한 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도입,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지자체나 법원 금고 선정 시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욱이 도금고와 관련해 지역 내에도 규모가 아닌 지역 경제를 챙기고 지역과 꾸준히 상생을 추구해온 은행을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북도에서 전북 몫 찾기에 집중하며 지역민의 힘을 모으고 있듯이 지역에 뿌리를 둔 은행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도금고 열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가운데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 지역 내 여론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도내 금융권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는 1점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특히, 도금고는 규모가 큰 만큼 은행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있어 작은 일에도 분위기에도 민감하다”며 “이를 앞두고 새만금개발공사 주거래은행에 전북은행이 선정됨에 따라 올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절차가 진행되면 될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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