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희 조각가 "행정기획
경험 살려 전문성 갖출 것"
홍현철 "독자 프로그램 필요
미술인소통 문화 조성할 것"

18대 전북미술협회 강신동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전북미술을 이끌고 나갈 새로운 리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경으로 예상되는 전북미술협회 19대 회장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자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의반 타의반으로 정강희 조각가와 홍현철 전북미술협회 정책국장 그리고 지난 선거 때 후보로 출마했던 원로미술가 K씨 등 3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정강희 조각가와 홍현철 전북미술협회 정책국장은 명확하게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강희 조각가는 8일 전화통화에서 “회장에 당선이 되면 그간 문화예술 행정기획을 해왔던 경험을 살려서 전북미술협회가 보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북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미술가들의 전시를 들여다보면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전시로만 끝나지 않고 미술인들이 교류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기별로 각 시도 지회장들과 만나서 지역 미술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인큐베이팅 역할을 구축해 미술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 속에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예산이나 인프라 구축 등 상대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은 국제 교류전 역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 차근차근 준비해 가겠다는 의지도 비췄다.

이어 “폐과되는 미술대학이 많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대학을 졸업해도 사회에 나가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며 “문화재단과 협력을 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성하거나 지역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등 청년작가들을 위한 플랫폼을 추진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팔릴 수 있도록 미술시장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997년 서울 동주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정강희 조각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조각분과 이사 및 전북미술협회 조각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현철 미술협회 정책국장도 9일 전화통화에서 “아직 따로 공지가 나온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출마 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홍 국장은 “현재 미술판이 기존에 했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협회가 자생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문진금에만 기대서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바로 변혁이 필요한 때”라며 “변화의 시작은 협회의 회장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완장만 차고 있을 게 아니라 발로 뛰는 리더가 되고 싶다. 서로가 상생하고 예술가들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술협회도 독자적이고 개별적인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항상 미술대전, 아트페어, 협회 교류전 등만 하고 있다”며 “지방정부 예산 말고도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받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다. 또 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교육사업이나 레지던시, 공간사업 등도 미술협회 안에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싱크탱크를 활용해 상호간이 협업 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미술협회 사무국장부터 전북미술협회 정책국장까지 16년간 미술협회 실무진으로써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역 미술인들이 서로 소통 할 수 있도록 하고, 원로 예술가와 청년예술가들의 교류를 통해 미술협회가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예술가로써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해주는 문화를 조성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홍현철 국장은 “경선 때마다 혼탁, 과열 양상이 발생하는 게 안타깝다”며 “회비를 납부해야만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회비 문제로 항상 시끄러웠다. 이제는 그런 걸 없애고 모두가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며 “선거 자체가 미술인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선거에 출마하는 다른 후보들도 모두 미술협회의 발전을 위해 좋은 정책을 갖고 나올 거라 생각한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함께 협업해서 미술협회의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번 회장선거에 출마했던 원로미술가 K씨는 8일 전화통화에서 “아직 접수도 안 한 상태에서 말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제19회 전북미술협회 회장 선거공고는 이달 말 발표 할 예정이며, 내년 1월쯤 선거가 치러져 한 달의 인수기간을 거친 뒤 2월 정식 임기가 시작된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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