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80명 중 30명이 암에 걸린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어떤 인위적인 조치가 있지 않고서는 가능치 않은 일이 도내 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암 발생 공포에 떨고 있는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은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 장점마을 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토양오염도 조사 시추 과정에서 비료공장 내 식당에서 4.5m 깊이의 지하 폐기물 저장 시설이 발견됐다”며 “확인된 내용물은 대부분 슬러지 건더기로 양만해도 372t 정도가 매설돼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저장시설이 지하수층과 연결될 수 있는 물결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마을에서는 2001년 비료공장 가동 후 지금까지 물고기 대량 폐사는 물론 주민들 역시 가려움증과 악취, 피부병 등에 시달린 뒤 암에 걸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역학조사 진행 중에도 환자가 늘어 주민 80여 명 중 30명이 암에 걸렸고, 16명 사망했다.

이중 14명은 현재 투병 중인 상황이라고 한다.

장점마을 사건을 보며, 미국 미주리주 타임스비치 마을에서 발생한 최대의 환경오염 사건이 문득 떠오른다.

이 사건은 인간의 무지가 만든 유령도시 ‘타임스비치’로도 유명하다.

1960년 말 타임스비치 마을에서는 수십 마리 새들이 추락을 하고, 수많은 동물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을에 주민들까지 각종 암에 시달리다 시름시름 죽어갔다.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정부에서 이 마을의 토양을 조사했는데 무려 다이옥신이 규정량의 3만3000배나 검출됐다.

알고 보니 이 마을은 비포장도로가 많았고, 이 비포장도로에 뿌린 7만 리터의 산업폐기물인 폐유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었던 것.

이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 배나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발암물질로,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의 주요성분이다.

기형아 출신 원인이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1992년 WT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350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2만2000명의 주민을 이주시켰고, 지금은 통행 금지된 텅 빈 마을로 남아있는 유령도시가 된 상태다.

장점마을에는 현재 다량의 불법 폐기물이 발견됐고, 많은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장점마을이 인간의 무지가 낳은 제2의 타임스비치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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