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위원 만장일치 합의
도, 유족 명예회복 추진 검토

지역갈등 속에 14년간 결정되지 못했던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정읍 황토현전승일인 5월11일로 정해졌다.

선정위원들은 만장일치 합의 방식으로 기념일을 선정한 것이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구성한 위원회는 전주와 부안, 고창, 정읍 등 4개 지자체가 추천한 지역 기념일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쳤다.

문체부는 법령 개정 절차를 통해 행정안전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반영한다.

황토현전승일은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정읍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날로, 이를 계기로 혁명의 열기가 크게 달아올랐던 때다. 

정읍 지역에서는 그간 동학 선양사업이 꾸준히 진행돼왔다. 갑오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1967년에 창립됐고, 갑오동학혁명기념탑 건립을 시작으로 황토현 전적지 조성, 전봉준 동상 건립 등 보수, 진보 정권 할 것 없이 기념운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정부는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한 법개정과 내년 기념일 행사 등 후속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북도 역시 혁명 참여자와 유족들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지 검토 중이다. 또 정부에 건의할 수 있는 사업 발굴과 특별법도 개정작업 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병욱 위원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측면과 기념일로서의 상징적 측면 그리고 지역의 유적지 보존 실태와 계승을 위한 노력 등을 감안할 때 황토현전승일이 기념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기념일 선정으로 동학농민혁명의 애국·애족 정신이 더욱 계승되고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학농민혁명(1894년)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으나 정읍시가 ‘황토현전승일(5월 11일)’을, 고창군은 ‘무장기포일(4월 25일)’, 전주시는 ‘전주화약일(6월 11일)’을 부안군은 ‘백산대회일(5월 1일)’을 각각 추천하면서 14년간 기념일을 선정하지 못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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