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교수 34명 기자회견
"경찰청 모 경감 교수들에
문자 보내 접촉 이남호 내사
윗선 개입 등 진실 규명해야"
최근 도마 위에 오른 ‘경찰의 전북대 총장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 전북대학교 교수들이 경찰과 대학 측을 상대로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대 장준갑 교수를 비롯한 교수 34명은 13일 전북대 박물관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전북대 총장선거 개입의혹 관련, 이는 군사정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실로 충격과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찰청은 소속 모 경감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교수는 “거점 국립대 총장선거가 진행중인 엄중한 시기에 경찰의 특정후보자에 대한 내사, 또는 내사 사실을 공개하는 행위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제한 뒤 “혹여, 경찰의 비리 내사가 사실이라면 내사는 지금 더 빠른 속도로 진행돼야 하지 않았겠느냐? 정작 선거가 끝난 후 내사 문제가 유야무야 돼 버렸다는 사실에 더욱 분노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번 내사 사건으로 대학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그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조직적인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실체도 없고, 근거도 없는 내사 사태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선거가 난장판이 됐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대학본부와 사법기관은 왜 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이 이러한 일을 저질렀는지, 경찰청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어느 누구와 어떤 커넥션이 있었는지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하루속히 진실이 규명돼야 우리대학의 짓밟힌 자존심과 실추된 명예가 곧바로 회복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지성의 전당인 대학사회에서 올바른 총장선거 풍토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총장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이유가 어찌됐던지 간에 국가의 공권력이 개입돼 총장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엇다.
앞서 전북대 총장 선거전이 진행되던 지난달 17일 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이 '이남호 총장 비리와 관련해 통화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전북대 한 교수에게 보냈다.
또 총장 선거에 나선 3명의 후보자들까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같은달 23일에는 전북대 교수회장이 직접 40여 명의 대학 평의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대학본부가 최근 경찰청의 직접 내사를 받았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송했다.
이로 인해 이러한 내용은 대학 내로 일파만파 확산되며, 파문이 거세게 일자 대학본부는 “학교에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도 했다.
이남호 총장의 내사 여부는 지난 총장선거에서 후보자들간의 선거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며 ‘네거티브’ 선거로 전락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측은 “이번 일은 정보수집 차원이 목적이었다. 총장 선거가 진행중인 줄 전혀 몰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즉시 조사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남호 총장은 선거에 앞서 명예 등을 실추한 혐의를 놓고 덕진경찰서에서 고발했고,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성명서에 동참한 전북대 교수들은 교육부 및 수사기관 등에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른 법적대응 검토마저 적극 반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