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자연들과 어우러진 삶 속 고마움
세월서 체득한 인생의 지혜 묻어나

‘글’이 갖는 힘은 매우 세다.

글은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며 글쓴이의 삶을 엿볼 수도 있게 만든다.

이희근 수필가가 내놓은 제4수필집 ‘울력꾼(오늘의 문학사)’도 앞서 말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그리 특별할거 없는 소재로 수수하게 써내려 간 글 안에는 인생의 지혜와 온 몸으로 맞서서 체득한 세월의 깊이가 숨어있다.

대부분의 수필들이 그렇듯 저자의 수필집에 담긴 60가지 이야기들도 매우 사소하다.

가족, 건강, 자연에 대한 감상, 생각과 느낌 등에 관한 기록이지만 매우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반듯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너무 흔하여 아무 쓸모 없는 것처럼 보이는 들풀은 들꽃으로 승화되어 사람들의 정서를 순화시켜준다.

또 사람들에게 식품과 생활용품, 그리고 건강한 생활공간을 제공해 준다.

잡초라고 마구잡이로 훼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어느 아침 나들이 중에서’)” “‘DO your best to the last’라는 말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경기에 임하는 모든 선수들이 지켜야 할 스포츠맨십을 표현하는 말이지만, 인생은 경기에 비유될 수 있기 때문에 이간의 모든 활동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최후의 일각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우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도 엉덩이에서 비롯된다.

(‘엉덩이의 힘’중에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하되 품을 갚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을 ‘울력’이라고 한다.

대부분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는 품앗이를, 농한기에는 울력을 한다.

저자는 어떤 대가를 바라기 보다는 ‘함께’ 해나가는 것이 익숙한 듯 이야기 곳곳에 더불어 사는 사회의 아름다움을 설파한다.

이희근 수필가는 책머리를 통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품앗이와 울력을 한다.

부모 형제 친구 등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환경물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세 번째 졸서 ‘아름다운 만남’의 머리말에서 삼세판이란 말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번이 네 번째다.

네 번째란 말은 한판의 삼세판이 끝나고 두 번째 삼세판의 시작이란 뜻이요.

계속되는 삼세판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도이다.

힘이 닿는 데까지 울력꾼의 고마움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북 정읍 태인에서 출생한 이희근 수필가는 부안교육청, 전주고 교감 등을 역임하며 교육자로써 긴 시간을 보냈다.

계간지 ‘문학사랑’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에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됐으며 전주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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