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원연합 심포지엄
향토사 연구-문화 산업화
보존 지역공동체-전문가
협력-지자체 의지 필요

전북만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되짚고, 지역이 갖고 있는 향토 문화유산의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북문화원연합회(회장 나종우)가 주최한 ‘전북향토문화유산의 활용방안’ 심포지엄이 21일 오전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향토문화유산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 기본적 의미를 확인 조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의 협조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 회장은 ‘향토사의 기본 사료로서의 향토자료’를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섰다.

나종우 회장은 “향토사는 민중중심 역사학의 기본단위라는데 의미가 크다.

국사나 중앙사는 상층문화로 상충문화는 곧잘 인접국가의 상층문화를 흡수하고 동화되는 속성이 강하다”며 “향토문화는 하층문화로 외화성 보다 전통성이 강해 어느 민족이나 국가 문화의 정통성을 규명하기 위해 중하게 쓰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일반 대중들의 삶을 찾아가는 것이고 그것이 향토에서 묻어 나온다.

각 지역에서 적어도 문화원이 향토사료관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우리가 이 지역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데 우리 땅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애향심도 생긴다.

향토사를 연구해야 다른 이들에게도 지역이 대접 받을 수 있다”며 향토사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는 김종수 군산대 교수가 ‘향토유산의 가치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최근 독특한 문화유산과 특산물, 축제를 개발해 지역 이미지를 새롭게 한 군산의 사례를 통해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종수 교수는 “향토유산을 활용해 회생한 도시는 일찍이 문화 산업화를 통해 이미지 향상과 활성화를 이끌어냈다”며 “독특한 주거양식, 역사적 인물, 지역 특산물을 갖고 있는 군산에서도 이러한 향토문화는 지역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어 개발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산시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을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오로지 건물에만 국한된 채 진행한다.

인물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군산의 일제 건물에 대해 미화하고 찬양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태영 전북대 교수는 “대부분의 의견에 대해 이해하지만 부정적 활용 사례로 군산의 근대건축물 사례를 들었다면 긍정적 활용 역시 건축물로 들었어야 함이 맞다”고 지적했다.

윤덕향 호남문화재연구원장은 ‘전북지역 향토문화유산의 발견과 보존’을 주제로 향토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와 전문가가 힘을 합쳐 자료를 수집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전북은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그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정보를 수집해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그 다음에 전문가들과 함께 가치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며 “문화유산의 핵심적인 가치는 지역 주민이 만들어 낸다.

발견한 문화유산이 미래 우리 지역에서 정말 의미를 가지고 훌륭하다 느껴서 스스로 자긍심을 가져야만 제대로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성미 임실문화원장은 “행정과 주민의 무관심, 무지로 인해 지역의 많은 유·무형 유산들이 사라졌다”며 “윤 원장의 말대로 지역 공동체 협조가 필수적이며 나아가 지자체 기관장들이 역사문화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지역적으로 특색을 갖출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김재영 정읍연구소 이사장은 ‘정읍지역 향토유산의 실태와 가치’를 주제로 신태인 화호리 일대의 식민지 근대문화유산과 그 활용방안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김 이사장은 “악랄했던 지주들로 인해 아픈 역사로 기록되어 있는 화호리 일대의 과거를 교훈 삼아 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며 “일제의 식민통치를 경험한 민족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지자체와 주민들이 협력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나아가 개발해야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향토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알박기’가 필요하다.

역사가 됐든 문화나 향토자료가 됐든 최소한 그 지역의 역사문화와 향토자료에 대해서 설득하는 게 아닌 관심과 작심이 필요하다”며 “현재에서 기억하고 보존해야 하는 게 알박기다.

지역의 문화유산을 없애고 새로 짓는 게 아닌 알박기를 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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