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 내달7일까지
신선우등 입주 작가 보고전

연석산 미술관이 12월 7일까지 레지던스 입주작가 결과 보고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 9월에 입주해 이달 마무리를 짓는 Joya Shahrin Huq 작가와 12월까지 활동할 신선우 작가의 작품들로 꾸렸다.

두 작가는 비평가 매칭을 통해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과 학예실장과 작품에 관한 담론을 펼치며 자신들만의 미술세계를 구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Joya Shahrin Huq는 방글라데시아 대학에서 판화를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는 주로 에칭 작업을 통해 작품 세계를 보여줬지만 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실제 미술관 주변에서 채취한 나뭇잎, 꽃잎, 모래, 벌레 등을 천연 물감으로 만들어 드로잉을 남겼다.

작가는 “여러 자연물을 채취하고 진열하는 것이 마치 한국의 김치와 같다”는 소감을 전할 정도로 한결 자유로워진 표현력으로 인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문수 학예실장은 “물설고 낯선 한국에서 자신이 대면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의 눈으로 낯설게 응시해 화면에 녹여내는 탁월함을 보인다”며 “작가의 회화는 확장한 자화상이다”고 설명한다.

이어 “자신이 입고 있는 옷, 일상의 소품들 동물, 아름다운 꽃들이 평화롭게 뒤엉켜 공존하거나 더러는 총이나 두려운 감정을 드러내는 형상이 숨어있지만 그것들은 품속에서 폭력성을 상실하고 귀여운 소품으로 변화 한다”며 “경직됨 없는 편안함이 요즘처럼 들뜬 세상에서 진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고 했다.

영화학도에서 미술학으로, 미술학에서 서양화로 변화하고 있는 신선우 작가는 어울리지 않은 오브제들의 충돌을 주로 얘기한다.

각 역사와 문화는 외부의 조건을 상기시키는 것이 아닌 표상 속의 담론을 재정의 하려는 시도가 담겨있다.

이를테면 전통적 제작 방식의 기와지붕을 발견하게 되면 과거의 역사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해석하겠지만 사실 최근에 만들어진, 단지 기와로 만든 최신식의 혹은 버려진 건축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고고학의 역사적 사실로부터 전개 방식을 붕괴시켜 오늘날 점차 개별화된 문화, 대륙들이 하나의 판게아를 형성화 시켜낸다.

특히 작가는 여러 역사적, 문화의 담론이 담겨진 작가의 오브제는 고정된 고고학적 담론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학습된 강요들에 다시 질문을 가하는 것을 주된 작업 목표로 삼는다.

신 작가는 작품에 대해 “이집트의 스핑크스, 아프리카 부두교의 여성, 아파트 단지 내의 놀이터, 조선시대에 건축된 절 등 여러 요소가 한 화면에서 충돌을 일으키며 또 다른 혼종을 낳는다”며 “어떻게 보면 인위적 융합의 시도를 볼 수 있는데 이 강제적 행위를 통해서 기존의 담론을 벗어난 다른 소통의 형식을 발견하려는 것이다”고 했다.

이문수 학예실장은 “신선우의 회화는 관자의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충돌하는 이미지 사이를 끊임없이 맴돌게 한다. 그래서 우리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고정관념이 이질적인 형상과 부딪히면서 울타리(경계)가 무너져 내린다. 그 결과로 우리는 걷어낸 울타리 사이에서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고, 짓누르는 것을 딛고 일어나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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