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연석산미술관서 8일부터
전북대 서양화 교수전도 진행

반복의 속성을 갖고 있는 ‘일상’은 단조롭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언제나 또 늘 그렇게 느리고 완만하게 시간을 축적해서 한 사람의 하루를 구성하고 삶을 편집해 나간다.

이렇게 축적된 일상의 기록이 결국 한 사람의 삶을 구축하게 된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무언가를 포착하고 다시 가공해 평범을 비범으로 환치시키는 특별함.

이보영 작가는 그런 능력을 지녔다.

매우 소소하고 평범한 것을 기록하지만 민감하고 섬세한 예술적 기질로 사건이나 사고를 표현하고 자신만의 사유를 담아낸다.

그래서 작가에게 일상은 삶의 단위인 동시에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의 원천처럼 느껴진다.

지난 3월부터 10개월간 완주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에서 활동한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결과보고전이 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오픈식은 8일 오후 2시.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현대사회에서 누구나가 갖고 있을법한 문제를 소재로 삼는다.

이를테면 아파트로 대변되는 정연한 질서는 도시화된 현대인의 삶 혹은 도시화된 공간 속에서 자연마저 가꿔지는 현실을 꼬집는다.

암울하지만 무겁지 않게 풀어낸 일상적인 우리네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호기심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고, 각자의 모습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이 작가는 “기린은 나의 사유하는 시선이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존재의 이유와 가치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반영한 작품은 전작들과 달리 보다 성장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인공물과 자연물, 그리고 서로 다른 일상의 흔적들의 나열은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것들의 조합이지만 그들은 각기 독립된 가치로 화면에 자리하며 존재감을 풍긴다.

이는 작가의 작업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형식적 특징으로 같은 듯 보이지만 서로 다르며, 반복적인 일상의 평범한 가운데 개별적인 개성과 특질을 지닌 삶의 양태들을 나열하고 있다.

특정한 기억이나 감정을 환기시켜 개별 사물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안온한 정서와 평범한 일상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다.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보영 작가는 전주와 군산, 서울, 뉴욕에서 12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이밖에 한미전, 전북미술의 오늘전, 아시아프 인기작가 초대전, 청년작가전 등 다수의 단체전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2018 전북대학교 서양화 교수전’도 열린다.

미술관 하반기 기획초대전시로 진행되는 교수전은 전북대 예술대학 서양화 전공 교·강사 7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광철 교수를 비롯해 김미라, 양영수, 이일순, 장성환, 최만식, 탁영환 교수가 참여하며 현대적 시각예술 전반의 각기 다른 개성의 평면작품과 미디어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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