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지만 설마가 사실로 드러났다.

익산 장점마을 비료공장 지하에서 예상했던 대로 폐기물이 대량 발견돼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공장이 불법으로 건축한 식당 지하에선 깊이 4m가 넘는 불법 저장탱크와 이곳으로 폐수를 유입시키기 위한 배관, 아직까지 매립되어 있는 수백t의 각종 폐기물 의심 물질까지 확인되면서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공장 내부에서 폐기물 매립을 통해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켰고, 폐수가 유출된 흔적이 발견되면서 환경부의 역학조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익산시와 장점마을비상대책민관협의회는 마을 인근의 비료공장에 대한 이틀째 굴착조사를 벌이며 공장에 매립된 폐기물과 유해성분이 함유되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들을 확인했다.

먼저 첫날 조사에서 공장 앞마당을 4m가량 굴착하자 폐유 썩은 냄새와 함께 화학물질로 의심되는 잔재물이 나왔다고 한다.

주민들은 군산의 한 화학공장 화재 당시 발생한 화학성분이 함유된 폐기물이 이곳에 매립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식당 쪽에선 황토색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꺼먼 흙이 계속해서 나왔다.

암반층까지도 시꺼멓게 오염된 것이 한눈에 보였고, 기름성분의 수분을 잔뜩 머금은 흙은 썩은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는 게 현장 취재기자들의 말이다.

저장탱크는 폐아스콘과 폐수, 오니가 잔뜩 쌓인 말 그대로 폐기물 창고였다고 한다.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식당 지하의 저장탱크로 모아 한차례 정화시킨 뒤 마을 쪽으로 유출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날에는 공장 외곽 쪽과 식당 쪽에 대한 집중 조사가 이뤄졌다.

공장 한쪽의 풀숲을 걷어내자 곧장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슬레이트가 발견됐다.

주민들은 이곳에 매립된 슬레이트는 비료공장이 가동되기 이전에 벽돌공장 지붕을 철거해 그대로 매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익산시는 우선 확인된 물질이 폐기물일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조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공장 전체에 펼쳐져 있을 것으로 보이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검찰 고발 등 행정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공장의 불법 폐기물 매립, 그리고 이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됐을 계연성이 커졌다.

그런만큼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폐기물과 지하수 오염에 대한 연관성 조사, 관련자 발본색원, 수사의뢰, 범정부 차원의 주민지원대책 등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논의를 하나씩 하나씩 진행해 나가야할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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