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체육의 변화와 대책은?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시행
최저학력제 미통과시 불이익
운동-직업 별개 선진국화로
스포츠클럽 지원강화 대안
다양한 리그 즐기는 체육을

 2000년대 들어 학교체육이 변하고 있다.

특히 전문체육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학생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13년엔 학교체육진흥법이 만들어지면서 학생 선수들의 학사관리가 시작됐다.

최저학력제가 적용이 됐는데 전교생 평균 성적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선수는 각각 50%, 40%, 30% 내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최저학력제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대회 출전 자격 정지 등 각종 불이익이 따르게 된다.

이른바 학생 선수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서다.

당연히 정규수업도 들어야 한다.

학업을 포기하고 무조건 운동만 하던 시대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이에 앞서 축구 종목은 주말리그제를 도입하면서 학업과 병행하는 운동 선수 확산 분위기를 촉진시켰다.

2009년 초중고 축구가 가장 먼저 주말리그제를 도입했고, 이후 2010년 대학축구로 확산됐다.

축구에 이어 농구나 야구 종목도 주말리그제 도입에 동참했다.

2011년엔 고교 야구와 대학 농구, 2017년에는 대학야구에 주말리그제가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올해는 학업과 병행하는 학생 선수 도입 정책이 본격 가동화됐다.

학교체육진흥법에 의거해 학교체육진흥회가 정식 출범한 것이다.

지난 10월 첫 창립총회를 가진 학교체육진흥회는 학교 체육 활성화를 통해 초중고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 체육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교육부 및 전국 시도 교육감, 체육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진흥회는 향후 학생 운동 선수의 학사관리와 진로진학 등을 담당하고, 부처 간 이해관계로 풀지못한 학교체육진흥법에 의거한 선진국형 시스템을 완성할 예정이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 선수, 공부하는 학생 선수’가 학교체육진흥회의 모토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 실행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 배양이란 큰 틀의 목표는 수립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학교체육진흥회에서 많은 고민을 통해 방향설정을 할 계획이다.

학교체육진흥회에 참여했던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공부하면서 운동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큰 목표다.

단숨에 바뀔 수 없지만 바뀌어야 하는 게 맞다”며 “우선 과거에 발생했던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공부하면서 운동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진흥회가 제시할 방향 중 하나는 학교 선수들에 대한 장기적 측면이다.

운동에만 전념할 경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정상적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운동에 전념한 후 운이 좋아 프로에 입단하단 해도 선수생활은 단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대부분의 선수들을 일반적 사회생활 적응에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운동과 직업을 별개로 가지는 선진국형 시스템 도입을 통해 운동을 멈추게 돼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선수의 부족으로 침체기에 빠진 학교 운동부에 활력을 넣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각 학교 운동부는 선수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심지어 팀 자체가 해산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전북의 경우에도 과거 각 학교에 활성화됐던 운동부가 현재 사라진 경우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이클의 명문 전라고는 올해 전국체전에 출전조차 못했다.

선수가 없어 팀 구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야구 명문 전주고도 전국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선수가 없어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인으론 핵가족 시대가 도래되면서 굳이 운동을 시키려 하지 않는 학부모들의 형태도 한 몫 한다.

또 인기 종목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비인기종목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안으로 스포츠클럽을 떠올리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도입해도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진흥위 관계자의 증언이다.

대신 스포츠클럽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선진국형 스포츠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의 경우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도내 760개 모든 학교에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학생 1명 당 1만원씩 총 21만명 학생을 대상으로 총 21억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스포츠클럽은 축구, 농구, 배구, 야구 등 24개 종목이 운영되고 있으며 초중등 모두 체육전담교사나 초등 스포츠강사, 중등 스포츠강사 등이 담당하고 있다.

스포츠클럽은 다양한 대회를 통해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도내 14개 교육지원청의 리그대회가 운영 중이며, 축구 외 19개의 도 단위 대회가 진행 중이다.

또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등 전국대회에도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공부하며 운동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고, 학생들을 즐기는 체육을 병행하면서 이를 통해 전문체육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처럼 전문체육이 활성화되고 관심받는 시대를 지났다”며 “전문체육이 스포츠클럽에 흡수되는 분위기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 선수들을 배출하고, 학업과 병행하는 학생선수들이 만들어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육인들이 반응   스포츠클럽을 통한 학교체육 정책 활성화에 대해 도내 체육계는 반신반의하는 형세다.

운동과 공부의 병행에 대해선 거시적으로 찬성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란 것이다.

스포츠클럽 활성화는 오히려 비인기종목의 도태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축구 종목의 경우 스포츠클럽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지만 사이클이나 역도 등 비인기종목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기종목이 활성화되는 반면 그나마 존재했던 비인기종목은 도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확실하게 생길 것이란 지적이다.

도내 체육인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운동을 하는 스포츠클럽은 축구나 야구, 농구 등 인기종목을 중심으로 진행이 될 게 자명하다”며 “이럴 경우 비인기종목은 영원히 사라지게 되고 특히 체육의 뿌리인 육상종목은 자멸하게 된다.

스포츠클럽에서 달리기나 포환던지기를 할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충북에서 열렸던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전북은 35개 종목 중 조정, 카누 등 7개 종목, 10개 종별이 선수 부재로 출전하지 못했다.

기초 종목이 무너지고, 학교 육성팀이 해체되고 있는 실정으로 도내 꿈나무 선수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전북은 종합순위 14위로 전국 하위권을 유지했다.

때문에 지역집중특화종목을 만들어 비인기종목이 사라질 수 있는 대안마련이 제시됐다.

즉 부안의 요트나 순창의 정구, 무주 바이애슬론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종목을 특화시켜 스포츠클럽과 투트랙 방식으로 별도로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전북체육의 앞날은 암울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이 관계자는 “순창에 정구종목이 활성화됐기에 이 지역 학생선수들을 발굴하기에 용이한 점이 있다.

무주의 경우에도 바이애슬론 종목으로 인해 인근 선수들을 보급할 수 있고, 동계체전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인기종목으로 쏠림현상이 벌어지면 이런 종목들은 경쟁이 되지 않아 퇴보하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공부만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스포츠를 통해 체력을 키우고 인성도 키울 수 있는데 학생들의 꿈을 막고 있는 탁상행정이다”며 “운동으로 진로를 결정해 땀을 흘리는 학생들에게 취미로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아무 대책도 배려도 없이 어떻게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배출할 수 있는가.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그동안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알고 있다면 이런 정책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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