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공기관 밀집지역
음식점 등 단체모임 줄어
예약률 낮아··· 경기침체
장기화-소년회문화 변화

연말 송년회 시즌을 맞았지만 도내 외식업계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

  한 해의 마지막 달로 예년 같으면 송년모임 관련 단체예약이 줄을 이을 시기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주지역 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된 금암동, 효자동과 중화산동 인근의 주요 음식점과 패밀리레스토랑 등의 예약상황을 살펴보니 고깃집, 횟집 등 단체모임이 가능한 음식점 10곳 대부분 이달 예약률이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뷔페와 패밀리레스토랑은 금요일과 크리스마스 전후로 예약이 있기는 하지만 예년 같지 않은 데다 단체보다는 가족단위가 주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음식점 10곳 중 중화산동에 자리한 갈비 전문점과 A횟집은 현재, 이달 말까지 10인 이상 단체예약은 단 한 건도 없는 상태였다.

A횟집 주인은 “보통 11월 말부터 연말 단체 예약이 시작되는데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올해는 더한 것 같은 분위기”라며 “여기에 경기가 어렵다 보니 사람들도, 기관들도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음식점들도 이달 중순 이후에나 가뭄에 콩 나듯 있을 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년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고 입을 모으며, 인건비나 임대료는 오르는 데 갈수록 ‘특수’라는 말은 사라지니 장사할 맛이 안 난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와 한국GM 군산공장 가동중단 등 연이은 악재가 지역경제를 덮침에 따라 경기 위축이 가속화,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직장 내 송년회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단체 회식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이전과 달리 봉사활동이나 점심, 다과회로 대처하고 있는 추세인 것.

  실제, 도내 IT 전문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년모임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간단한 다과회로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으며, 식품 전문 제조업체인 B사 역시 송년회 비용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IT 전문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송년회 대신 다과회로 대처했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좋아서 올해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경기도 안 좋고 송년회 문화도 사라지다 보니 우리 회사처럼 간단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곳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직장인과 가정에서도 송년모임 비용 및 외식비에 대한 부담으로 개별 모임을 줄이거나 외식 대신 홈 파티를 선호하는 분위기 역시 외식업계의 표정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 위축과 송년회 의미 퇴색 등으로 단체모임은 물론 개별모임마저 축소하는 추세인 만큼 외식업계의 연말특수는 점점 옛말이 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외식업계는 올해도 연말특수를 누리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내 외식업계 관계자는 “송년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여기에 경기까지 위축되다 보니 소규모 모임마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앞으로는 더더욱 그렇지 않겠느냐.

임대료는 오르는데 손님들은 줄고, 올해도 외식업계는 추운 연말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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