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인 3명 용의자 체포
도박중 몸싸움 난로 넘어져

실종된 50대 남성이 화재로 무너진 주택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함께 도박했던 지인 A(60)씨 등 3명을 경찰이 추적 끝에 붙잡았다.

정읍경찰서는 화재로 무너진 주택에서 50대 시신을 발견하고, 함께 도박했던 지인 A(60)씨 등 3명을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5시 40분께 정읍시 신태인읍 한 주택에서 불이 나 B(50)씨가 숨졌다.

B씨는 당일 A씨를 포함해 지인 3명과 함께 화투패를 이용해 도박하다 불이 난 주택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장에서 도박 도중 몸싸움이 나면서 집 안에 있던 석유 난로가 넘어져 불이 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주택을 수색했으나 무너진 건물 잔해에 파묻혀 있던 B씨를 발견치 못했다.

경찰은 전날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B씨 아내의 실종 신고를 받고서 이날 다시 굴착기를 이용해 잔해를 파헤쳐 B씨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만 겨우 파악돼 B씨의 사망원인을 알아내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B씨를 불이 난 주택에 남겨두고 피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화재 이후 나흘 동안 관련 사실을 숨겼으나, B씨 아내의 신고로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면서 범행이 탄로났다.

A씨는 "불이 나자 서둘러 주택을 빠져 나왔다”면서 “경황이 없어서 안에 사람이 남아있는 줄 몰랐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피의자들은 도박과 방화 혐의를 숨기기 위해 B씨가 숨진 것을 알면서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피의자들이 고의로 난로를 넘어뜨려 불을 냈는지 등을 자세한 경위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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