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언 작가 첫 수필집 '그림책을 읽다'
작가의 꿈 새로운 길-성찰 등 자화상 펼쳐

생의 아픔과 찬란함을 함께 담아낸 서사의 전범을 보여주는 남정언의 ‘그림책을 읽다(수필과비평사)’는 어머니와 아이들, 새로운 길과 성찰하는 거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작가로의 입신이라는 꿈과 고운 감성을 지키며 살겠다는 소박한 희망이 논리적 사유와 정차한 문장으로 직조되면서 인간 보편적인 희로애락과 변신을 드러낸다.

개인의 생활발견으로 인간이 이루어내고 싶은 보편적 욕망을 표현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작가는 ‘흉터’, ‘쇼’, ‘즐거운 전언’, ‘보인다’, ‘기도’라는 중심어들을 “고븐 심성의 작가”라는 의미망에 구슬처럼 엮어 작가만의 영혼의 자화상이자 삶의 증명사진으로 펼쳐낸다.

“나이가 지천명이면 어떤가. 또 칠순, 구순이면 어떠한가. 가장 순수한 아이였을 때 말도 글도 모를 적 유일한 지지자인 부모와 함께 마음을 나누던 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으로 배워야 할 가장 기본적인 교육은 이미 어린 시절에 이루어진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육아이듯 그림책이 나에겐 육아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림책을 진지하게 읽는다(‘그림책을 읽다’ 중에서).”

작가의 수필을 읽어낼수록 언어의 문진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수필부터 실험수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 자체가 “난 수필작가가 되겠다”는 뫼비우스의 끈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무대 위의 쇼는 무대 뒤의 처절한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 성공한다.

그 조건을 알지 못하면 좋은 독자와 좋은 관객이 될 수 없다.

남정언의 문학이 진정한 쇼인 이유는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자기 극기의 연기로서 문학적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꿈을 이루어가는 그녀의 의지와 열정은 마치 문학의 신으로부터 영적 열쇠를 받아 천 개의 수필창작을 이루려는 순례를 연상시켜준다.

그 꿈에 대한 작가적 진정성이 그녀의 삶을 지켜주는 탄탄한 둑이 된다.

박양근 문학평론가는 “작가의 수필을 만난 후 더욱 깊어지고 풍요로워지고 있다”며 “실존적 냉정과 열정을 구현하는 메모랜덤이 있다”고 말한다.

남정언 작가는 책에서 “건강을 잃을 때 운이 좋아서 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사랑을 포기했을 때 운이 좋아서 미친 듯이 공부하며 열심히 일했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찾고 있을 때 정말 운이 좋아서 수필을 선택했으니 행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본질의 나를 찾아 홀로 집중한 시간 덕에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첫 수필집 내기가 사실 두렵지만 그래도 제 이름으로 만들어진 책 한 권 갖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출생한 작가는 2016년 ‘수필과 비평’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부산문인협회, 수필과비평작가회, 부경수필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상, 2018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한 작가다.

/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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