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4개 시군의 인문 생태학적 가치가 있는 14개 천리길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발간한 ‘해찰하기 딱 좋은 전북 천리길’은 전북지역 총 44개 천리길 중 가장 아름답고 인문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명품길 14개를 선정해 담아냈다.

책은 우리 고장 각 지역 출신 작가 총 14명이 참여해 14개 시군 명품 천리길을 직접 걸어보며 느낀 감동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곳곳에 스민 각 지역의 인문 생태학적 가치를 잘 드러낸 글과 사진으로 풀어냈다.

단순한 길의 소개가 아닌 그 길을 오가던 옛 선인들의 숨결, 발자취까지도 놓치지 않고 담으려는 작가들의 의도가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물적․정신적 가치를 지닌 천리길의 아름다움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글 따라 사진 따라 책이 이끄는 대로 가다보면, 마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천리길이 눈앞에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섬세하고 회화적인 글로 독자를 이끈다.

또한 작가의 고운 시선이 담긴 사진들은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소박한 풍경을 선사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전라북도 고유의 인문학적 생태관광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책은 제1부 때로, 길이 되고 싶은 날, 제2부 성큼, 네가 다가왔다, 제3부 너를 무어라 부를 것이냐, 제4부 더러 짐작되는 일 등 총4부로 구성됐다.

제1장 첫 글은 전주편으로 시인 송희의 ‘길은 시작된다’로 문을 연다.

올해는 전라도란 이름이 생긴 지 꼭 천 년이 되는 해이다.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전라도라는 이름 속에는 지난 천 년 동안 전라도 땅에서 살아 갔던 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이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전주는 전라도 여향의 첫걸음이 될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과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도시 전주는 송희 시인의 글에 의해 천 년 역사가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제2부 서두를 장식하는 익산길이 나온다.

‘여기는 백제, 오늘 우리는 어디’란 소제목이 달린 글은 소설가 장마리가 맡았다.

글은 백제 유물의 중심인 익산미륵사지석탑에서 시작돼 미륵산 둘레길로 이어진다.

‘어디로 갈 것인가’묻는 갈림길에 간재 선생 묘소 이정표가 나온다.

간재 선생의 뜻을 되새기며 걷다보면 익산의 명물인 대나무숲으로 들어찬 구룡마을까지 다다르게 되며 이곳에서 시작되는 둘레길은 미륵산성길에서 그 끝을 보게 된다.

재단 관계자는 “전북도는 최근 도내 길 중 빼어나게 아름답거나 옛 선인들 발자취가 각별한 길을 따로 모아 천리길이라 명명했다”며 “지역의 문장가들이 천리길을 걸어가다보면 오늘로 이어진 옛길을 통해 새 문명을 향한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비록 해찰하면서 걸을지언정 자신이 품었던 모든 교훈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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