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훌륭한 신년사에도 우리는 왜 못내 아쉬운 것일까? 지방에 사는 지방민이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전북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발언을 너무 많이 들어서 였을까? 취임 초 강도 높은 지방분권을 외쳤던 정부가 아니었던가?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를 만들겠다던 정부였고, 여당의 주요 국회의원들이 각종 포럼을 진행하며 전국 지방순회를 다닐 정도로 초기 정부의 화두였었다.

당연히 현 정부에 있어 지방정부는 현 정부의 작은 정부로써의 주요한 기능이 할애되어야 함이 마땅해 보이는 듯 보인다.

대대적인 권한이행이 이루어졌으나 그에 따른 예산이 수반되지 않아 초기 지방정부의 볼멘소리도 껐던 게 사실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지방정부는 현 정부의 주요 어젠다를 발현해 나가는 핵심 중추가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방민의 한 사람으로써 이런 지방의 역할이 한 해를 시작하는 신년사에서 쏙 빠지고 원론적 이야기만 회자됐다는 건 소위 “앙고 없는 찐빵”과도 같은 것일 수 있다.

불과 두 달 전 새만금 현장을 방문했던 대통령이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 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전북지역과 관련, "이곳이 재생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아울러 1조원에 가까운 새만금 관련 예산이 올 예산이 반영됐다.

역대 가장 많은 7조원 대 전북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새만금 사업의 속도전에 날개를 달 수 있었던 것은 문 대통령의 공약과 함께 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데 기인하고 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당시 송하진 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은 문 대통령을 소개할 때 ‘전북의 친구 문재인’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전북의 친구 문재인’이라고 말해줘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친구 값을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후보 시절 군산을 찾았던 문 대통령은 4년 후 대통령이 돼 군산의 유명 빵집을 다시 찾아 자신이 직접 고른 빵을 시식하며 애정을 보였다.

그동안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전북이다.

그래서 였을까? 신년사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로 어떤 특정의 계층들이 들어서 좋은 소리만을 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연설이다.

그래서 이해의 요소도 없지 않다.

본보가 제목으로 잡은 ‘빈손 귀향’은 어쩌면 대통령을 여전히 전북의 친구로 알고 있고, 그에게 많은 것들을 바라고 원하고 있는 시점과 달리 산적한 과제들을 안고 있는 전북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