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카페-식당 등
인건비 부담에 설치 늘어
50~60대 기계 조작 어려워
불편호소··· 정부정책 필요

“이제 뭘 사 먹으려면 공부해야 되나 봐” 무인주문기(키오스크) 증가로 노년층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무인화(無人化) 시스템의 확산으로 대학가나 객사 등 젊은 층들이 많은 지역에 무인주문기가 늘고 있다.

최저임금제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롯데리아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 전문점 뿐 아니라 일반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도 무인주문기를 설치한 곳이 많아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젊은 층에겐 환영을 받지만 노년층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전주시내 한 카페전문점에서 만난 황모(64·여)씨는 무인주문기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뒤에 서있는 다른 손님의 도움으로 주문을 했다.

황씨는 "주문을 셀프로 하는 시간이라고 기계로 주문을 넣으라고 했는데 뭔가 복잡하고 처음해 보니까 잘 안 된다“며 ”이제 뭘 사 먹으려면 공부해야 되나 보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또 다른 손님인 강모(56)씨도 무인주문기에서 한참 시간을 들여 주문에 성공했다.

강씨는 “아메리카노나 라떼처럼 단품을 주문하는 건 쉽지만 이것저것 추가하는 건 아무래도 어렵다”라며 “또 우리 나이쯤이 되면 괜스레 자존심 같은 게 있어서 주변사람들한테 물어보기도 창피하다”고 속마음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디지털 소외 현상은 매장에 설치된 무인주문기 뿐만 아니다.

지난 해 12월 스타벅스 매장을 찾은 김모(30)씨는 매장 안쪽이 시끄러워서 상황을 보니 한 할아버지가 직원과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한 나이 많은 손님이 스타벅스 앱(사이렌오더)를 이용해 주문한 손님 음료가 먼저 나오자 본인을 무시했다고 생각해 직원에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하면 바로 주문이 들어가 대기시간이 줄어 젊은 층들에게는 인기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매장 직원은 “나이가 많은 분들이 무인주문기에 대해 항의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무인주문기를 이용하면 잘못된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도 없고, 음식조리에만 신경쓸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건비 면에서도 확실히 부담이 줄어드는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런 무인화의 확산에 맞춰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무인주문을 돕는 인력배치나 스마트폰 앱 교육 등의 정부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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