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물 기본설계비 책정되어야 한다
공공건축물 기본설계비 책정되어야 한다
  • 추원호
  • 승인 2019.01.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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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기관에서 발주하는 학교시설 설계용역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을 받아 큰 기쁨을 얻은 적이 있었다.

사업장을 개업한 이래 그동안 설계 용역 입찰에 늘 응찰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그야말로 봉사 문고리 잡듯이 용케 낙찰되어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 마냥 커다란 희열을 맛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뿐, 계약을 하고 나니 산더미 같은 계약조건과 서류준비, 빠듯한 계약기간, 앞길이 험난하게 보였다.

더욱이 학교의 잔여부지에 증축하게 되는 주어진 학교 시설물은 어떤 기본설계나 밑그림도 없었고, 까다로운 대지여건과 복잡한 주변현황으로 건물배치 하는데 까지 계약기간의 반절을 소비하였고,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야 했다.

통상, 기본설계가 주어진 상태에서 계약하여 3·4개월 동안 실시 설계한 후, 주어진 공사비에 맞추어 납품하도록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기본설계도 없고, 그렇다고 기본설계에 대한 설계용역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짧은 기간 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기본설계를 작성하고 해당부처와 협의 후, 결정된 계획안을 가지고, 실시설계와 공사내역서 작성, 제반 구비서류를 모두 적법하게 갖추어 납품해야 해당 발주처에서는 모든 행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이러한 복잡한 설계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축사법에 의하면 건축주(발주처)는 건축사에게 제 6조 5항에 의한 건축설계의 단계별 업무비율에 해당하는 대가를 구분하여 지급토록 되어있다.

단계별 업무를 보면 계획설계시 15%, 중간설계 25%, 실시설계까지 60%를 지급토록 규정되어있다.

건축설계 용역 발주시 기본설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마땅히 기본설계비(15%)를 책정하여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구분하여 지급토록 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의 분별없이 일괄 발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어떤 밑그림(기본설계)이 없을 때 건축사들은 많은 고민 끝에 기본설계안을 준비하여 그 중에서 적합한 안을 결정한 후 실시설계에 들어가지만 기본설계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그 예산이 어디로 간단 말인가? 그러나 전북 교육기관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없고, 모든 것은 건축사들이 알아서 그냥 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

타지역의 서울이나 경기, 강원, 충북, 제주도, 전남 등지에서는 신설학교와 별동으로 건물계획시 기본설계비가 책정되어 있고, 동일한 모듈로 수직 증축되는 교실공사 같은 경우에만 기본설계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떤 기본도면이나 자료 없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경우에는 기본계획 비용을 마땅히 세워줘야 하고, 업무수행기간에서도 제외시켜 주어야 한다고 본다.

둘째, 건축법에 건축주(발주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용도, 규모 및 구조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 건축사 또는 대통령이 정하는 자를 공사감리자로 지정하여 공사감리를 하도록 되어있고, 건축법 제11조에 따르면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축물이나 리모델링을 하는 건축물, 다중이용 건축물의 경우에는 건축사로 하여금 공사감리자를 지정토록 규정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시설의 공사감리를 함에 있어 별도의 공사감리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공사감리자가 지정되어야 한다는 주된 이유는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주어진 설계도면에 적법하게 공사하는가를 체크하기 위해서이다.

대다수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는 감리비를 별도 책정하여 설계한 자가 공사감리자로 지정되거나 타 건축사로 하여금 공사감리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교육기관에서 발주하고 있는 학교 시설물에 대해서는 자체감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설계자는 건물설계도면을 작성하고 공사내역서 그리고 기타서류를 납품만 하면 그것으로 과업은 마치게 된다.

공사현장에서는 어떻게 공사진행을 하고 있는지 설계자는 전혀 모르게 되고 해당 감독기관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자체감리를 대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교육기관이 자체 감리를 하다 보면 업무상 공백이 되고 수시로 공사현장을 찾아볼 수 없게 되어 부실공사를 낳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전북을 제외한 타지역의 경우, 서울, 강원도에서는 별도의 감리비를 책정하여 건축사로 하여금 공사감리를 전담시키고 있으며, 경기도는 2년전부터, 경북에서는 2004년도부터, 제주도는 2005년부터 감리비 예산을 세워 발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누구나 교육시설의 업무를 해본 업체라면 열악한 용역비용으로 까다로운 요구와 많은 업무량에 시달려 보지 않은 경우가 없다고 한다.

이제 교육계에서도 새로운 안목으로 열린 정책을 펴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의회에서도 예산을 무조건 삭감할 것이 아니라 타지역과 동등하게 형평성을 맞추어 집행해 나가야 한다.

2019년부터는 타지역에 뒤지지 않는 교육행정과 제도를 재정비하여 선진 교육기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세대건축 추원호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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