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원룸-주택 보안시설 취약
시설갖춘곳 2배이상 비싸 부담
500세대 미만주택 범죄사각지대

원룸 등에 혼자 사는 1인 가구 여성들이 범죄 위험과 비싼 월세 비용 중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원룸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보안시설 등이 부족하고 범죄예방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여성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보안시스템과 방범체계가 잘 잡혀있는 여성전용 원룸들도 많이 만들어져 있지만 이런 곳들은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여서 여성들에게 안전 대신 비용의 문제를 선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통계청 KOSIS의 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 1인 가구 총계는 227,600명이며 이중 여성은 120,505명으로 50%가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15일 기자가 만난 새내기 직장인 박모씨(30·여)는 “회사에 들어가면서 이번에 전주로 이사를 왔는데 처음에는 월세 20만 원대 들어가려고 했다가 아버지께서 ‘여긴 너무 위험해 보인다’ 고 10만 원 더 비싼 원룸으로 이사했다” 고 말하며 “여기는 입구현관에 도어락도 있고 주차장에 CCTV도 달려있어서 마음은 편하긴 한데 관리비로 10만 원씩 더 나가서 사실 45만 원을 넘게 내는 꼴이라 비용이 부담되긴 한다” 고 밝혔다.

최근 4년여 이상 살던 원룸에서 이사를 결심한 또 다른 직장인 강모씨(38·여)는 “오래 이곳에 살았는데 예전에 지어진 원룸이라서 가격은 싸지만 보안시설이 전혀 없다” 고 말하며 “며칠 전에는 잠을 자려고 누워있는데 (도어락)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나서 누구냐고 소리치니깐 술 취한 것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집을 잘못 찾은 것 같다며 도망갔다.

그래서 이번에 보안시설이 잘돼있는 곳으로 이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씨의 원룸은 월세가 15만 원에 관리비가 없어 저렴했지만 보안시설은 창문에 설치된 방범 창뿐이었고 도어락은 구형 버튼 식으로 오랫동안 같은 번호가 눌려 번호들이 군데군데 지워져 있어 번호를 유추하기 어렵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 2015년에 국토교통부가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CCTV같은 보안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는 ‘범죄예방 건축기준’을 고시했다.

하지만 단독주택과 5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은 설치를 권장하는 수준에 머물러 기존 원룸 주인들이 비용문제를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원룸 같은 거주지도 여성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집이라는 안식처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현실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 전했다.

/김현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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