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작가의 눈 작품상' 수상작
풍자-해학 담긴 이야기 담겨 눈길

곽병창 교수의 세 번째 희곡집 ‘억울한 남자’가 발간됐다.

지난 2007년과 2013년 이후 세 번째로 나온 이번 희곡집은 작품 ‘억울한 남자’를 비롯해 ‘귀신보다 무서운’, ‘빨간 피터, 키스를 갈망하다’, ‘대필병사 김막득’, ‘천사는 바이러스’ 등 5편이 실려 있다.

이번 희곡집은 그간 보여줬던 행보와 다른 면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작가는 그동안 역사적 과거를 현대와 대응시켜왔다.

대부분 작품은 과거가 현재와 공존하며 영향을 미쳤고, 과거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한 현실, 벗어나기 힘든 고통으로 다가왔다.

작가는 역사에서 소외된 사람들, 역사의 그늘에 숨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주목하고 쓰다듬었다.

소외된 사람들을 통해 만나는 역사가 곽병창 작가가 역사를 만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희곡집은 기존에 보여줬던 역사적 현장과 거리를 두고 있다.

‘억울한 남자’와 원작이 있는 ‘빨간 피터, 키스를 갈망하다’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과 무관하다.

대신 작가는 역사적 사건의 공백을 우화적 상상력으로 채워나간다.

‘귀신보다 무서운’은 완주군 삼례읍을 배경으로, ‘천사는 바이러스’는 전주시 노송동을 배경으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단순히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 다양한 의미의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대 김정수 교수는 “연극은 곽병창에게 살 힘을 주었고, 곽병창은 연극에 힘을 부여했다. 그가 연극과 주고받은 내밀한 힘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크기가 됐다”며 “이번 희곡집에는 그동안의 작업에서 흔히 발견되던 것이 사라진 것도 있고, 새로 나타난 것도 많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작업이 흐트러지지 않고 오히려 확고해져 가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곽병창 교수는 “2014년 이후 최근까지 공연한 작품들이다. 작품들마다 계기와 기획의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지금 여기의 정신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갈수록 극예술의 고전적 본질에 끌리고 있다. 여러 번 생각해봐도 인간의 일 가운데 연극만큼 위대한 일은 없다. 아마 늦도록 이 길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1960년 충북 금산 출생으로 전북대 극예술연구회 기린극회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삼십 대 이후 줄곧 극단 창작극회 창작소극장에서 배우, 극작, 연출로 살아왔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을 비롯해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에서 극작을 가르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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