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야외 작업능률 떨어져
시설하우스 작물 빛 부족에
생산 차질-가축 움직임 저하
호흡기 질병 나돌아 '골치'

최근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미세먼지가 주기적으로 도내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의 농업인과 농작물, 가축들이 기진맥진이다.

특히 고령 농업인과 가축의 호흡기 질병이 늘어나고 시설재배농가들은 착과 불량 피해를 입는 등 농산물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지난 1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계속된 이후 21일 현재는 미세먼지가 잦아들었지만 도내 농촌지역의 논밭과 축사에는 여전히 희뿌연 먼지 흔적이 남아 있다.

이 같은 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 이하 초미세먼지로 도내 곳곳에 피해를 주고 있다.

농업인들은 겨울철이지만 여기저기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야외에서 농작업을 해야 하는 농업인들은 미세먼지로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는다며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

미세먼지로 대부분의 고령 농업인들은 마을 노인정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창문을 열지 못한 채 답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되버렸다.

미세먼지는 농축산물 생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시설하우스에서 딸기나 토마토 등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들은 빛 부족에 골치를 앓고 있다.

미세먼지로 햇빛을 보지 못하는 잎채소와 과채류는 생장이 더디거나 심한 경우 멈춰버리기 일쑤다.

남원지역의 한 시설하우스 농가는 “딸기가 생육에 지장을 받지 않으려면 빛의 밝기가 3만~4만럭스(lux) 정도가 돼야 하는데 흐린날이 지속되고 그다지 빛이 밝지 않아 생산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설재배농가들은 빛 부족 때문에 착과 불량이나 뿌리 활력 저하 등의 증상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축산농가들도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거리가 늘어나기는 마찬가지다.

축산농가들은 가축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둔해지고 호흡기 관련 질병마저 나돌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가축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질병에 걸리기 쉽다”며 “폐렴 등 호흡기 질병이나 결막염 같은 안구 질환에 걸릴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 등 가축이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몸에서 이물질을 털어낸 뒤 구연산 소독제 등을 분무기로 뿌려 소독해주고 1∼2주일 간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소의 경우 큰 소보다 호흡기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송아지는 미세먼지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세먼지 피해가 갈수록 늘어나자 농업인들은 미세먼지가 농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농업인은 “미세먼지도 가뭄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와 다를 것이 없다”며 “농업에 특화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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