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성매매집결지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문화예술마을로 탈바꿈되고 있는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에서 시민들을 위한 첫 번째 상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시작됐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전주시는 최근 선미촌 한복판에 들어선 예술도서 전문서점 ‘물결서사(書肆)’에서 현판식과 함께 ‘생존’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물결서사 워크숍을 진행했다.

‘물결서사’는 전주지역에서 활동 중인 청년예술가 아티스트 랩 물왕멀 임주아 대표를 비롯해 7명이 책방을 상시 운영하고 주민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세미나, 창작활동을 통해 완성된 작품 전시 등의 예술 활동을 펼치는 것이 핵심.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 중인 선미촌에서 상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물결서사에 참여하는 청년예술가는 고형숙(한국화가), 김성혁(성악가), 민경박(영상 크리에이터), 서완호(서양화가), 임주아(시인), 장근범(사진가), 최은우(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등이다.

현판식에 이어 이어 ‘내가 생각하는 생존이란?’을 주제로 물왕멀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물결서사에 참여중인 청년예술가들은 지난달부터 물결서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 6일간 꾸준히 서점을 운영해 온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진 2부 순서에서는 김지연 사진가를 초청해 사진집 ‘자영업자’에 대한 북토크 형식의 워크숍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김지연 사진가의 자영업자 영상을 감상하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 관련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의 메인사업인 권삼득로 여행길과 골목길 조성사업은 다음 달 말 공사에 들어가게 되고, 문화예술복합공간도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오는 6월에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주 업사이클센터도 오는 9월이면 문을 열게 된다.

선미촌의 문화재생 사업은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현재까지 성매매 업소 건물 5곳을 사들여 주민들에게 돌려줬다.

이제 이곳은 현장 시청을 비롯해 기억의 공간과 예술 전시공간, 소통 공간인 ‘서노송 리빙랩’ 그리고 서점으로 채워졌다.

아픔의 공간이 예술과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우리 몸의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돼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듯 도시 역시 문화와 예술로 새롭게 재생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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