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정읍학연구회(회장 김익두 전북대 교수)가 창간한 ‘정읍학 5호’가 간행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해마다 1권씩의 연간 저절 학술지로 간행돼온 이 학술지는 이번에 5호의 간행을 맞게 됐다.

앞서 1호(창간호)에선 정읍의 사상, 예술, 경제, 정치-사회, 역사 등 정읍문화 전반에 걸쳐서 가장 초미의 관심사들을 다뤘다.

2호에선 정읍의 ‘풍류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21세기 동아시아 중심의 문화운동의 방향을 ‘풍류’로 가늠해 보았다.

3호에선 ‘문화복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풍류문화의 주변으로 논의를 확대해서, 정읍의 풍수, 풍류방, 증산사상, 세시풍속 및 마을문화 복원의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4호에선 ‘차가운 집단에서 따스한 공동체에로’라는 주제로 정읍 공동체 문화의 전통적 중핵 중의 하나인 정읍향약을 중심으로 정읍의 마을굿 등을 비롯한 공동체 문화의 전통을 논의·조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5호에선 다시 정읍의 풍류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정읍의 술, 민중종교, 선비문화, 풍류문학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먼저 정읍의 풍류문화를 다루기 위한 기초 논의로서 ‘정읍 풍류문화의 전반적인 기조(김익두)’를 담았다.

또한 풍류문화의 물질적 주요 기초인 술-풍류문화를 정읍지역 막걸리를 사례로 다루면서 정읍지역 막걸리의 역사, 특성, 미래 등을 매우 현장감 있고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지역 막걸리의 가치 제고와 막걸리 산업 진흥 방안(김재영)’, 정읍이 낳은 21세기 사상 증산사상의 역사-종교적 전개 과정의 한 중요한 사례로 정읍 태인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보천교 이후의 ‘무극대도’의 독립운동과 새로운 미래국가 건설운동을 구체적으로 조사·분석하는 ‘일제강점기 태인 무극대도의 민족운동 연구(안후상)’, 정읍의 선비 풍류문화 연구의 한 사례로 그동안 묻혀 있던 정읍 출신 선비 유학자 성당 박인규의 삶과 전주에서의 여러 활동, 그리고 그런 활동과 관련된 전주 지역의 여러 관련 유적들을 현지조사에 의해 제시하는 ‘새로 찾은 스토리:정읍 선비 성당(誠堂) 박인규(朴仁圭)와 전주 구강재(龜岡齋)(이종근)’, 역시 정읍 선비 풍류문화의 중요한 사례로 호남 유학/성리학의 비조인 일재 이항의 수제자 의병장 건재 김천일 선생의 삶과 그 역사적 의미를 그의 삶 전체 과정의 구체적인 추적을 통해서 조명하는 ‘일재 이항의 수제자 건재 김천일의 삶과 역사적 의미(허정주)’, 정읍지역 풍류문화 중에서 문학 분야를 다룬 논의로서 정읍지역에 전승돼 오는 고전문학 분야의 여러 풍류문학 텍스트들을 조사·정리·분석해, 정읍 풍류문학의 전통과 그 정체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정읍지역 풍류문학 연구(이용찬)’ 등이 실려 있다.

끝으로 부록에는 상징-인류학의 개척자인 고 빅터 터너(Victor Turner) 교수의 유명한 논문인 ‘신화, 제의, 그리고 드라마 속에 공연의 보편 개념들이 존재하는가?(김익두 옮김)’라는 글이 실려 있어 지역의 공연문화를 다루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학술지는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 한 세대가 가까워오는 지금도 전북지역 지자체 별로 그 지역을 연구하는 전문 학술단체가 거의 없는 전북의 현실에서, 정읍학연구회의 이러한 지역연구 활동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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