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포장사진-홍삼스파위탁
약속 등 담겨···이군수 "잘못없다"

이항로 진안군수의 법정구속에 영향을 미친 재판부의 결정적 판단 근거는 공범들의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검찰과 이 군수측은 명절 홍삼선물 세트 살포에 이 군수의 관여여부를 놓고 그동안 법정에서 치열한 공격과 방어를 펼쳤다.

검찰은 "피고인이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명절 선물을 제공하지 않았다. 진안은 작은 시골 동네로 소문이 빨리 퍼진다. 시골마을 정서상 일부 주민들에게만 명절선물을 돌린다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실체가 없는 사건으로 무죄”라고 맞서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범들이 수년간에 걸쳐 한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의 대화 내용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공범들이 명절 선물을 포장·배달하는 내용과 이 군수가 공범을 만나 진안 홍삼스파 위탁운영권을 주기로 약속하는 내용, 공범들의 선물 포장 사진 등이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다수의 녹음파일과 카카오톡에 담긴 신빙성 있는 진술 등을 통해 피고인들의 공모내용, 기부행위 경위, 구체적인 과정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밝혔다.

또한 유죄판단의 근거로 “이 군수가 다수의 진안군민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점, 측근으로부터 명절마다 기부행위의 구체적인 실행과정을 보고받고 격려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기부행위를 대가로 측근들에게 진안 홍삼스파의 위탁운영권과 같은 이권을 줄 것 같은 태도를 보였던 점, 수사가 시작되자 측근들을 회유하려고 한 점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이 군수는 재판 말미 재판장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현직 군수로서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

군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송차에서도 ”잘못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현직군수의 법정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진안군은 큰 충격에 빠졌다.

진안군은 부군수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군수구속에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 행정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성용 부군수가 군수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최성용 부군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닥쳐 당황스럽지만, 군정공백이 없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며 "올해 추진할 사업들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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