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기온 채소류 출하량 증가
어획량 증가 고등어값 22%↓

올겨울 추위가 극심하지 않은 데다 명절 수요가 사라지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약보합세 조짐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초 급상승세를 보이던 닭고기 산지 가격이 빠르게 안정되는 모양새로 치킨 전문점 등 관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외식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도내 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육계협회 등에 따르면 보통 명절이 지나면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이 대체로 하락세로 전환, 하지만 올해는 그 속도가 빠르다.

물론 오징어나 배 등 일부 농수산물은 여전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지만,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호전되면서 채소류 대부분 출하량이 증가한 데다 한동안 ‘국민생선’이라는 명성이 무색했던 고등어와 갈치 역시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채소류 가운데 배추(상품·10kg)와 무(상품·18kg)는 지난 15일 기준 도매 평균 가격은 각각 4천220원, 8천100원으로, 이번 설 명절에도 정부의 수급조절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데다 수요 요인이 사라지면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년 전보다 각각 55.1%, 50.5%, 평년보다는 38.3%, 33.7%씩 가격이 내린 것으로 파악, 하락폭이 예년보다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양파(상품·20kg)와 대파(상품·1kg) 역시 1년 전보다 각각 47.5%, 33.9% 내린 11만880원, 1천600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됐다.

수산물 가운데 ‘국민 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중품·10kg)는 지난해 어획량 감소로 인해 식탁에서 찾아보지 힘들었지만 최근 수온 상승에 따라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1년 전보다 21.9% 하락했다.

갈치(중품·1kg)도 평년보다는 4.7% 올랐지만, 1년 전보다 8.6% 내린 2만800원에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금징어라 불리는 오징어(중품·1kg)는 평년보다 89.5% 오른 1만500원으로 여전히 비싸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어획량이 점점 늘면서 가격 증가폭 역시 좁아지고 있는 상황.

축산물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소고기(등심)와 돼지고기(삼겹살)의 도매 평균가격은 100g당 각각 7천966원, 1천631원으로 명절 이후 하락세를 이어 오고 있으며, 1년 전보다도 1.7%, 9.6% 정도 떨어졌다.

여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닭고기 산지가격이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천원을 웃돌던 육계생계(대 기준 kg당) 가격이 지난 12일 기점으로 3개월 만에 2천원을 하회하고 있으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700원대를 유지해온 육계 병아리 가격도 600원 수준에 근접한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농축수산물 가격이 대체로 약보합세를 유지, 기상여건이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식탁·외식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은 물론 치킨 전문점이나 음식점 등 외식업계 역시 식재료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 덜 것으로 보인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이 끝나면 수요가 줄기에 가격이 대부분 하락하지만 올해는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 아마 따뜻한 겨울 날씨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상여건은 나날이 개선되고 저장된 물량까지 출하되면 가격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주시 효자동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임대료, 인건비 부담도 큰데 지난해 말부터 닭고기 산지 가격이 크게 올라서 정말 남는 게 없었다”며 “그나마 최근 산지 가격이 내려서 식재료 부담을 조금이나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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