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선 前군수 수회 옥살이 중
現군수 수감··· 행정공백 불가피

"이러다가 제2의 임실이 되는 건 아닌지 창피하고 비참해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전주지방검찰청이 15일 명절에 유권자들에게 홍삼 선물을 살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항로(62) 진안군수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자 군민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민선 4∼5기를 지냈던 송영선 군수가 구속된 데 이어 현직군수까지 법정에 서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이 군수마저 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상실한다면 그야말로 진안은 임실에 이어 제2의 '군수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송영선 전 군수는 지난 2014년 진안군수로 재임하면서 진안군의 한 골프장 업자로부터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골프장 조성을 위해 투자 등 행정적 지원을 약속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재임시절 골프장 준공을 허가해주는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다.

이에 송 전 군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7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 군수 마저 갑작스럽게 법정구속되면서, 진안군청도 큰 충격에 빠졌다.

진안군은 15일 최성용 부군수 권한 대행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권한 대행은 해당 자치단체장의 권한인 모든 사무를 처리할 수 있지만, 국책사업이나 자체 사업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은 제한될 수 있어 군수 공백의 파장이 예상된다.

구속은 피할 것으로 예상했던 대부분의 직원들도 최악의 상황에 침통한 빛이 역력했다.

직원들은 행정에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안군은 부군수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군수구속에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군민들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군수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군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군민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구속형을 받아 너무 안타깝다"며 "허탈하다. 이 군수가 항소를 통해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전·현직 군수가 구속된 것은 군민으로서 부끄럽고 허탈한 일이다"며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진안군도 이런 불행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면 이번일을 거울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성용 부군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닥쳐 당황스럽지만, 군정공백이 없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며 "올해 추진할 사업들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안=김종화기자. 박정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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