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이 가고 생명이 움트는 봄이 오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 하여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적어도 순창은 예상과 다르게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고 어느덧 입춘이 지났다.

봄이 가까워진 것이다.

출·퇴근길 거리가 만만치 않은 나로선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 것은 큰 걱정일 것이다.

눈이 내림으로써 땅속에 숨어있던 해충들이 없어지고 농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현상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기에 그 고통은 인간이 감수해야만 한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여럿이 모여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공동의 목적을 위해 조직이나 단체를 만들고 발전해나간다.

협동조합 또한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고 오랫동안 발전해 왔다.

  3월 13일은 이러한 협동조합의 조합장을 뽑는 날이다.

4년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지는데 올해로 2번째이며, 나에게 있어선 첫 번째 조합장 선거이다.

원래 조합장선거는 조합 자체적으로 실시하였으나 선거부정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자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을 받아 선거를 관리해오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조합장선거가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해졌다고들 한다.

그러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사건 소식에 조합선거를 관리하는 입장으로서 편치만은 않다.

조합장선거는 선거인이 조합원으로 한정되어 있는 특성상 후보자와 선거인 간의 친밀도가 다른 선거보다도 높다.

그로인해 위법행위가 발생하였어도 외부에서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내부에서 자정노력이 필요하며 조합원 스스로가 선거가 깨끗해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위법행위를 신고·제보 하는 경우 좁은 지역사회에서 신고·제보자의 신분이 쉽게 노출될 수 있고, 그럴 경우 그 지역에서 생활하기가 힘들어 지게 된다.

위법행위를 바로 잡으려한 사람이 도리어 어려움을 겪는 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떤 후보자가 조합을 위해 일할 것인지 그 사람의 능력으로 판단하여 투표를 해야 하지 ‘어느 후보는 무엇을 주었고, 어느 후보는 주지 않았네’로 판단하여 투표를 한다면 결국 금권 선거가 될 것이며, 자금이 많은 후보자가 당선될 것이다.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자금을 많이 사용한 후보자가 조합장이 된다면 과연 조합을 위해 일하겠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선거를 위해 사용한 돈을 몇 배로 회수하려 들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조합은 사유물이 아니며 어느 개인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앞의 조그마한 사익을 쫒지 말고 앞으로의 더 큰 공익을 위하여 조합원들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조합장선거는 깨끗해 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번 조합장선거의 슬로건인 아름다운 선거 튼튼한 우리조합처럼 조합의 뿌리는 튼튼해 질 것이다.

  겨울잠에서 깨어나 생명이 움트는 깨끗하고 따뜻한 봄의 기운처럼 이번 조합장선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치러질 조합장선거도 깨끗하고 따뜻한 선거가 될 수 있으면 한다.

/순창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무관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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