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과 닮은 J프로젝트
새만금 추진땐 광양항 타격
투자 재검토-용지활동 딴지

공항 예타면제 확정에
무안 항공수요부족 비판
여론전 감정골 악화

서남대 폐과 침울한데도
순천대 의대유치행보
전북도민 공분 사기도

전북이 현안마다 광주.전남과 이견을 달리해 온 건 어제오늘 아니다.

서로 이웃하면서도 십 수년 전부터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등을 돌리고 경쟁관계로까지 치달았다.

호남이라는 공동운명체임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부의 인사와 예산지원에 있어서 전북이 역차별 대우를 받다 보니, 서로 소원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지역 현안들을 놓고 3개 지역 입장이 제 각각인데다 상반된 목소리를 내면서 심각한 갈등 국면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전북도 국제공항과 새만금개발, 서남대 폐교 이후 의대정원 배정요구,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 건설과 전주권 연구개발특구, 새만금 국제상품거래소, 군산해상풍력발전단지 유치 등이다.

이들 현안사업에 대해 서로는 경쟁하거나 반대 입장을 드러내며 대체적으로 갈등관계를 유치해왔다.

따라서 전북이 꾸준히 주창해 온, 전북몫 찾기와 자존의 시대를 공고히 하는데 올 한해 가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 새만금과 J프로젝트

중국에 대응할 수 있는 새만금개발사업이 한창일 때, 2008년 노무현 정부가 느닷없이 전라남도 무안 일대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개발사업(J프로젝트)을 내놓았다.

새만금사업과 꼭 빼닮은 사업을 전남에서 벌이며 전북의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J프로젝트는 불행하게도 새만금사업과 무척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간척사업이라는 점, 해양관광 레저도시라는 콘셉트, 동북아 거점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비전, 중국과 가까워 중국 내륙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구상, 전북과 전남 두 지역의 최대 역점사업이라는 점 등이 같았다.

정부와 전남은 이를 강조하며 국가적 투자효율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광주전남은 정부의 ‘새만금 간척용지 토지이용 구상안’을 거론하며,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광양항, 무안국제공항 등의 운영과 개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새만금에 16선석 규모의 신항만이 들어설 경우 부산항과 함께 투포트(Two Port)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광양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새만금 간척지 활용방안은 수립하면서도 이보다 면적이 훨씬 적은 J프로젝트 간척지의 양도 양수문제에는 정부가 소극적이라며 형평성에 문제도 거론했다.

무안기업도시의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며 새만금 농업용지 활용도비중을 당초 72%에서 30%로 줄여 다른 시설들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안을 지적하는 등 전북사업마다 이의를 제기해왔다.


▲ 전북 국제공항 반대

전북도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국제공항 역시 광주전남의 반대가 심했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때는 물론이고,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이 예타면제 사업으로 확정되자마자 우려섞인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새만금 공항건설은 지난 2004년 김제공항건설사업 중단 이후 우여곡절의 세월 끝에 기회를 맞이한 사업이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마저도 미군의 반대로 무산됐다가 가까스로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예타 면제를 통해 개발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균형발전측면에서 광역별로 대형SOC사업에 대한 예타면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 기여도를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의 경우 전북만 적용된 예타면제가 아닌데도, 전남광주 일부 언론에서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에 대해 무안공항 항공수요 부족을 우려하며 감정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도 지난해 6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무안공항활성화에 저해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민선5기 때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반대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면서 도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광주와 무안, 여수 등 광주.

전남지역에만 3개나 공항이 쏠려있는 불합리한 현 구조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지역균형발전 명분과 달라 많은 이들의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 서남대 폐과 이후, 광주전남 의대정원 유치 나서기도

서남대 의대 폐과 문제로 전북과 광주전남은 감정 다툼이 일기도 했다.

전북은 서남대를 폐교하면서 도민들의 피해의식과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광주전남이 순천대로 의대를 유치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호남 속 변방에 머물러 있다는 전북 도민의 피해 의식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부상한 순천대 의대 유치 문제는 도민들의 감정을 자극시켰다.

실제로 서남대가 폐교되면서 당시 순천대와 창원대, 목포대 등을 중심으로 의대 유치전에 불이 붙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교문위에 배정된 것을 놓고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관심을 모았던 의대 문제는 결국 도내에 있는 전북대와 원광대의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결됐지만, 도민들이 받았던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역 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사실상 지역별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의대 정원을 이관할 경우 전북 지역이 강력하게 반발한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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