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현철 청와대 전 경제보좌관의 말이 문제가 되어 사표가 수리됐다.

지난 달 28일, 김 전 보좌관은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청년들을 향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고 말하지 말고 아세안(ASEAN) 국가를 가보면 ‘해피 조선’을 느낄 것”이라고 말하고 50~60대 세대를 향해서는 “SNS에서 험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으라”말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보좌관은 “신남방지역에 진출한 박항서 감독의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5060 세대인 박 감독처럼 신남방지역에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말한 것”이라며 발언을 해명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수습되지 않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취업은 생존이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가지는 가장 큰 조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이 가장 큰 이 생존의 조건이 어렵다는 것으로 인해 젊은이들은 이 고통의 힘든 조건을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헬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업의 조건이 힘드니까 외국에 나가서 길을 찾으라는 말로 들려서 국민들이 분노했던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공무원시험 합격은 하버드대 입학보다 어려운 일이다.

”는 타이틀로 미 일간지 LA타임스가 한국의 공무원시험 열풍을 이렇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 신문은 3년 넘게 '공시'(공무원시험)에 매달려온 26세 공시생이 그동안 10번이나 각종 공시에서 낙방했으나 여전히 올 4월로 예정된 다음 시험을 위해 하루 8시간 넘게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 초임은 연봉 1만7천 달러(1천914만 원)에 불과하지만 은퇴할 때까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공무원보다 더 나은 직업은 없다는 이 공시생의 전화 인터뷰도 곁들였다.

작년 한 공무원시험에는 4천953명을 뽑는 데 20만 명 넘는 응시자가 몰려 합격률이 2.4%로 이는 2018년 하버드대학 신입생 합격률(4.59%)보다 2배 이상 치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도쿄 도심의 사무실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엔 도쿄 도심 주요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1990년대 초반 ‘거품경제’ 시절 수준까지 낮아졌다.

2012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시행 이후 이어진 경기 확장세에 따라 사무실을 늘리는 기업은 증가한 반면 오피스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라고 한다.

일본의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키상사가 도쿄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 등 5개 도심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현재 사무실 공실률이 전월 대비 0.22%포인트 하락한 1.98%를 기록했다.

1991년 연평균 공실률 1.79%를 찍은 이후 최저치다.

일본에서 사무실이 모자란 것은 기업들이 경기 개선에 힘입어 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환경 개선에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어났다.

과거와 달리 도심지 오피스 수요처가 금융사와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과 게임업체 등으로 다변화한 것도 사무실 부족 현상이 심해진 요인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과거 식민지배 시절 자행한 잘못에 대한 진정한 사과 거부 등으로 한일 관계가 날로 악화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의 채용 시장에서만큼은 예외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경제 호황을 누리는 일본 기업들이 일손 부족 만회를 위해 한국인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취업 컨설팅 기업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국내 대학을 졸업한 한국인 청년 2000여명을 일본기업 400여개와 연결했고 최근 한국 취업난이 심화하자 한국 취업관련 회사와 제휴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일본 취업 학교를 개교했다고 한다.

한국 청년 채용과 관련한 장점으로 언어습득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일본과 생활 습관이 비슷해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해 다른 나라 청년들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 청년들이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로 한국 내 높은 실업률을 지목하고 한국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최저임금 인상된 후 인건비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채용을 줄여 고용상황이 과거보다 악화한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대졸 취업률을 보면 일본은 98%로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해 학생들이 졸업도 하기 전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 취업할 수 있지만, 한국 대졸 취업률은 70%에도 못 미친다”며 “각 나라 정부가 발표한 유효 구인배율에 따르면 일본은 고도성장기보다 높은 1.64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0.6으로 약 2.7배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한국산 자율주행차 ‘스누버'가 지난해 혁신의 상징인 미국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상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5000개 매장을 가진 대형 건자재 체인 기업 에이스 하드웨어와 함께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택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상업적인 목적의 자율주행 서비스 허가는 해결해야 할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진행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진정성이 의심된다.

과연 이러한 상태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일본의 취업상황을 부러워하는 것을 나무랄 수 있을까.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하는 것이고 앞으로 4차산업혁명시대는 더욱 규제개혁을 필요로 한다.

규제개혁 없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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