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주말 거리 한산
문자메시지-전화 유세 집중
선거운동방법 5개 제한 여전
현직조합장 유리 불만 팽배
3·13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운동 첫날과 주말•휴일 전주시내는 희뿌옇게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만큼이나 깜깜한 선거분위기가 이어졌다.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 전주시내 구도심 한 농협 앞에는 제한적 선거운동 방식 탓인지 후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농협, 축협 등도 마찬가지였다.
간간히 조합을 드나드는 사람들과 거리를 오가는 시민 외에는 평상시와 다를 게 없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전날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추첨으로 기호를 배정받고 선거 채비를 하느라 경황 없는 시간을 보낸 것도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은 주말과 휴일 내내 이어졌다.
온종일 초미세먼지와 연무가 뒤섞여 하늘을 뒤덮는 바람에 후보들은 바깥 선거운동에 엄두를 내지 못한 모양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버스 정류장과 경로당 등에도 선거운동 분위기는 실종됐다.
발이 묶인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거리로 나가기보다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전주지역 선관위 관내 5개 조합은 단독출마로 일찌감치 무투표 당선을 완료한 완주산림조합을 제외하고 적게는 1대1, 많은 곳은 2대1 정도의 그다지 높지 않은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읍산림조합과 서순창농협 등 일부 시•군지역에서는 7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물밑 표심을 향한 후보들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
3명의 후보가 출마한 전주농협, 2명이 출마한 북전주농협, 전주원예농협, 전주김제완주축협 등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합장 후보자들은 지난 1회 선거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제한된 선거운동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선거공보나 선거벽보, 어깨띠•윗옷•소품, 전화•문자메시지, 정보통신망, 명함 등 6가지 방법으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원 내에서의 병문안이나 종교시설, 극장 내부, 조합 사무소나 지사무소 건물 안에서의 선거운동은 제한되고 조합원 자택을 호별방문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후보자들은 조합원 명부를 열람할 수 있지만 이름 외에 휴대전화 번호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로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조합장 후보는 “선거운동이 너무 제한되다 보니 자칫 선거법에 발목이라도 잡히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나홀로 선거운동에 자신을 알릴 기회조차 많지 않아 맥빠지는 선거운동이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현행 위탁선거법이 현직 조합장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만도 제기했다.
또 다른 조합장 후보는 “조합장 출마를 오래 준비한 현직 등은 조합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많이 갖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후보자들은 자료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조합장 선거에서 현직 보다 일반 후보자가 여러 조건상 불리한 게 사실 아니냐”며 “합동연설회나 토론회 등은 고사하고 현수막까지 걸수가 없는 상황에서 열세를 극복하려면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2회 조합장 선거운동기간은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며 투•개표 당일인 13일에는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
3일에는 선거인명부가 확정됐으며 오는 5일까지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공보물이 동봉된 투표안내문이 발송될 예정이다.
/이신우기자 l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