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교섭단체 연설 파행
민주당 "국가원수 모독죄"
강력항의 윤리위제소 대응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사실상 지칭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하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무너지는 헌법 가치, 국민과 함께 지켜내겠습니다’라는 주제의 대표연설에서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면서 “한강의 기적의 역사가, 기적처럼 몰락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붕괴되고 있고, 경제는 얼어붙고, 산업 경쟁력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겨냥해 “5조4,000억원도 아닌 무려 54조원을 썼지만 결과는 19년만의 최악의 실업”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에서 얻는다.

일자리를 늘리고 싶으면 기업을 자유롭게 하고, 국민의 지갑을 두텁게 해주고 싶다면 시장을 활성화시키라”고 말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분명히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다르지 않다고 말해왔다”면서 “그렇다면 무늬만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무력화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생각인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조선반도 비핵화가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플랜이냐”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가 시급하다”면서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부장관, 국정원장을 교체하고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강하게 반발하면서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냐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것은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다.

당에서는 즉각 법률적인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도 회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우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나 대표의 연설에서는 우리 사회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 대안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온통 가짜뉴스, 색깔론 및 정부여당에 대한 저주만 가득 차 있었다”면서 “이러한 최악의 연설은 과거에도 찾아 볼 수 없고, 앞으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윤리위 제소를 포함한 모든 강력한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이만희 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의 수석대변인 표현은 작년 9월 미국의 유력 통신사에서 제목으로 삼았고 이미 국내에도 다수 보도됐다”면서 “이 말이 전혀 근거가 없다면 아무 호응도 기대 못하고 비판만 받을 텐데 왜 사용되었겠는가.

무엇이 망언이고 무엇이 국민의 목소리인지, 모독을 당하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국민은 모두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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