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가격 생산원가 못미쳐
팔때마다 9만2천원 밑져
경영난조 농가 도산 우려
사료비 완화 등 지원 필요

“밑지고 키우는 돼지라는 말이 딱 맞아요. 돼지 한 마리를 키워내는데 한 두푼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돼지 가격 하락으로 도내 양돈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돼지 출하가격으로 농가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져 돼지 가격이 최저점을 찍고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양돈농가들의 어려움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19일 도내 양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농가에서 출하된 115kg 돼지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은 27만5천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농가에서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간 생산원가는 평균 36만7천원으로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평균 9만2천원 정도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내 정육점의 돼지고기 가격도 상당폭 내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완산구 효자동 A정육점의 삼겹살 600g 가격은 9천800원, 목살 가격은 8천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불과 며칠전까지 이 정육점의 삽겹살 가격은 8천원대에 거래됐다.

올해 초만해도  1만원 넘게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돼지 가격이 상당폭 하락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돼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들의 고민도 늘어가고 있다.

완주군의 한 양돈 농가는 “돼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사료비용에다 각종 관리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어렵게 키워놓은 돼지 가격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살아가기가 팍팍하기만 하네요.

정부에서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남원의 한 양돈농가도 “그나마 돼지 가격이 최저점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가격 상승을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며 “이러다가 형편이 너무 어려운 양돈농가들은 도산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돼지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는 돼지고기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들어서 최근 두 달 동안 수입되는 돼지고기가 기존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많아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입 돼지고기가 국산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도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는 주된 원인이다.

양돈업계에서는 돼지 가격 폭락이 지속될 경우 농가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농가들의 도산도 현실화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경영 안정과 사료비 부담 완화 등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꼬집고 있다.

양돈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 돼지고기 판매처들이 법을 위반할 수 없도록 정부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적발될 경우 영업중지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수입 돼지고기의 유통경로를 제대로 파악해 공개하고 수입육 이력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대한한돈협회 완주지부 관계자는 “돼지 가격은 저점을 찍고 현재는 조금씩 오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양돈농가들의 어려움도 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대한한돈협회에서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협회 차원의 한돈농가 모돈 감축을 추진한다.

모돈 10% 감축 운동을 통해 돼지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1일 개최하는 대의원 정기총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모돈 감축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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