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서 사소한 시비로 충돌
검-완산경찰 1년간 폭력사건
증거확보-법리검토 등 협조
33명 검거-구속 기소 성과

술집에서 생긴 사소한 시비가 전주지역 양대 조직폭력단의 충돌과 와해에 가까운 대규모 검거로 이어졌다.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4월 17일 새벽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한 술집에서 일행과 내기를 하다가 진 뒤 벌칙으로 옆 테이블에서 술을 받아 오려다 욕설을 듣게 됐다.

알고 보니 옆 테이블 손님들은 전주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인 N파 조직원.

A씨는 곧바로 평소 알고 지내던 전주 W파 폭력조직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자신이 당한 사실을 알렸다.

폭력조직간 충돌의 서막이었다.

비상연락망을 통해 소집된 전주 W파 조직원 5명과 N파 조직원 9명은 야구방망이 등 흉기로 무장하고 그 새벽에 난투극을 벌였다.

승부가 미진했던지 두 조직폭력단은 같은 날 다시 한 차례 충돌했다.

두 조직 선배들은 “일대일로 싸워 지는 쪽이 항복하고 사과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오후 11시쯤 인적이 드문 전주시 우아동 일명 왜망실 마을 인근에 모였다.

양 조직에서 2명씩 뽑아 일대일 맨주먹 싸움을 했다.

W파 7명과 N파4명이 도열한 가운데양쪽 대표선수간에 격투가 벌어진 것.

주먹과 욕설이 오가는 무법천지의 1시간이었다.

지는 쪽이 항복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조폭들은 ‘선배 말에 무조건 복종한다’, ‘선배에게는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묻지 않는다’, ‘선배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선배 알기를 하늘같이 안다’, ‘직계 선배는 허리를 45도로 굽혀 인사하고 차상급자에게는 90도로 숙여 인사하고 예의를 갖춘다’ 등의 행동강령을 만들고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과 경찰은 긴밀한 공조로 전주지역 3개파 조직폭력배 33명을 구속기소하는 개가를 올렸다.

전주지검과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집단폭력 등 폭력사건에 연루된 전주 조직폭력배 3개 파 33명을 검거하고 2명을 추적 중이다.

이 가운데 29명은 징역 1년 6개월에서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4명은 1심 재판 중이다.

구속기소된 33명을 구체적으로 보면 월드컵파 10명, 나이트파 13명, 오거리파 10명 등이다.

이들의 전과를 합하면 370여개에 달했다.

도주한 2명은 월드컵파 소속 폭력조직원이다.

당초 이번 사건들은 단순 폭행 및 재물손괴로 접수됐었다.

하지만 전주완산경찰서는 범죄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조직폭력 사건임을 파악, 수사를 확대했고 CCTV영상과 통화내역, 교도소 접견녹취록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 검거에 나섰다.

전주지검 역시, 수사 진행 단계마다 법리검토, 죄명의률, 구속사유 보완 등 신속한 수사지휘를 하는 등 경찰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왔다.

송치된 이후에는 보완수사 등을 통해 공소유지 준비에 만전을 기한 뒤 33명을 전원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이 상호 협력을 통해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중대범죄인 조직폭력 범죄를 엄벌함으로써 관내 조폭세력을 근절하고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검경이 폭력 범죄단체 활동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조직폭력 범죄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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