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전주지역 101개 업소의 요리법 등 전주음식 자료가 담긴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봉입식이 거행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본보는 사회면 첫 리드문에 “전주음식 DNA가 타임캡슐에 보관돼 후손들에게 전수된다”고 적었다.

언뜻 말 그대로의 음식 DNA가 전수되는가 싶었으나 그건 아니다.

이날 타임캡슐에 보관되는 자료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를 대표하는 맛집인 전주음식 명인·명가·명소, 향토음식점, 전주음식창의업소 등 전주 고유의 업소들과 종부의 내림음식 등을 포함한 보존 가치가 있는 101개 소의 음식관련 자료들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집안의 요리법, 레시피 외에도 의미 있는 자료나 비법,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등 음식 장인들의 삶까지도 고스란히 담겼다고 한다.

특히 필자의 눈길은 끈 한 업체 대표의 낡은 칼이다.

그는 40여년 전 가계를 오픈했을 때 처음 사용했던 칼을 이번 타임캡슐 봉입식에 내놓았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칼이지만 이 대표에게는 자신과 40여년을 함께 동고동락해온 추억이 담긴 소중한 칼이다.

그는 “무뎌진 칼날에 나와 우리 가게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뭉툭해져 쓰지 못할 이 칼이 이렇게 귀하게 보관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50년 뒤인 2068년 후손들이 이 대표의 40여년 역사와 추억을 기억할리 만무하지만 그 무뎌진 칼날이 숨겨진 정신은 온전히 전해질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김승수 시장도 이날 인사말에서 “타임캡슐에 담기는 것은 우리 전주음식에 대한 101분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런 점에서 과히 음식 DNA가 담겼다고 할만하고, 본보의 리드문 표현은 적확한 표현 문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이날 한국전통문화전당에는 김 시장은 물론 많은 전주지역 음식 명인·명가·명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전주음식의 맛과 모습을 보존해 후손들에게 전승하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온 많은 이들이 함께 자리했다.

전주음식 자료는 천년을 가는 것으로 알려진 전주 전통한지로 만든 지관에 담겨졌고 오는 2068년까지 50년간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식자료실에 보관된다고 한다.

시는 전주음식 타임캡슐을 전주음식 아카이브 자료로 전시·활용하는 등 소중한 전주음식 자료로 보존·계승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행사가 끝이 아니라 후대를 위한 시작이 되고, 또 음식에 대한 믿음이 후대에 올곧게 전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후속작업을 진행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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