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10년새 1/3로 '뚝'
물량 수요량 충족 역부족
생물 100g당 2천480원 수준
태국-베트남산 수요 늘어

봄의 전령사 중 하나인 ‘주꾸미’가 제철을 맞았지만 당분간 국내산은 식탁 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요를 감당할 만큼 어획량이 충분치 않은 데다 주꾸미 축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시장 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국내산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태국·베트남산 주꾸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24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주꾸미 어획량은 최근 10년 사이 최대 물량을 기록했던 2007년 6천828톤에서 2012년 3천415톤으로 감소했으며, 2016년에는 2천58톤까지 줄었다.

10년 새 무려 3분의 1로 감소함 것이다.

이에 ‘주꾸미 씨가 마를 지경’이라는 어민들의 하소연이 수년째 끊이지 않음에 따라 정부는 주꾸미 산랑장과 서식장을 조성, 지난해부터는 아예 5~8월을 주꾸미 금어기로 정했다.

이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던 주꾸미 어획량이 2017년 3천460톤, 2018년 3천773톤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2007년의 절반 수준으로 시중의 수요량을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었다.

올해 역시 이제 막 주꾸미잡이 시작됐지만 국내 물량의 60~70%를 담당하는 서해안 포구의 사정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황.

금어기가 시행됐지만 수온 변화, 인조 미끼인 루어로 주꾸미를 낚는 배낚시가 서해안 중심으로 여전히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도내 유통업체 수산물 바이어들은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주부터 서천, 보령 등 주요 산지에서 주꾸미 축제가 일제히 시작됨에 따라 축제장으로 물량이 집중되면서 시중의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 이에 주꾸미 가격도 심상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마트 전주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물 주꾸미 가격은 100g당 2천480원(서해안 포구)~2천980원(인천)으로 집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 역시 오를 대로 오른 가격으로 평년에 비해 비싼 수준이다.

활 주꾸미 가격은 이보다 더 비싸 찾는 소비자가 드문 데다 당일 확보할 수 있는 물량과 배송 문제로 인해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제 막 축제가 시작된 만큼 시중에 공급된 주꾸미 물량이 많지가 않다”며 “물량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해서 비싼 국내산 대신 태국·베트남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효자점, 롯데마트 전주점 등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인근의 중소형 마트는 아예 국내산 생물 주꾸미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국내산을 찾는 소비자가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가격이 저렴해 수요가 꾸준한 태국·베트남산 등 수입산 주꾸미를 판매하고 있다.

계절 메뉴로 주꾸미 샤부샤부를 선보인 횟집 등은 활 주꾸미를 사용하는 만큼 물량 부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집집마다 차이가 큰 상황으로, 일부는 너무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것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다.

전주시 서신동 일대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주꾸미 어획량이 줄어서 해마다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축제까지 겹치다 보니 사정은 더 어렵다”며 “어렵게 물량을 구한 만큼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서 난감하다.

아마도 축제가 끝날 때까지는 이 같은 사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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