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골제박물관 '식민지시대에 미래의 길을 묻다'
옛 김제군청-미쯔비시광업소 등 새발굴자료 수록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수집 축적했던 일제 강점기 김제 자료를 총망라한 일제 수탈사인 ‘식민지시대에 미래의 길을 묻다’를 발간했다.

특별전시와 함께 발간된 이번 책은 일제 수탈사를 종합 전시하고 기록하는 계기가 됐다.

일제 강점기 지역 자료는 매우 희소해 동진수리조합 발행 엽서와 동진농업주식회사 광활간척도 정도의 자료만 공개된 형편이었다.

하지만 군산 동국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김제지역 자료가 많이 발굴 공개돼 기록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새롭게 발굴된 자료들은 옛 김제군청과 부속건물의 위용, 김제군청 앞 시장, 미쯔비시 김제광업소, 채금선의 모습, 김제식산은행 특히 하시모토 천황 헌곡답과 김제신사 자료는 일제 강점기 김제를 매우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책은 특별전시와 관련된 도록형식으로 발간됐지만 일제 강점기 김제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소중한 역사서로도 손색이 없다.

김제 지역은 우리 역사에서 호남의 노른자위 소위 대평이란 별칭으로 불리며 풍요의 이름으로통용됐다.

그런 까닭에 일본은 김제 만경을 비참한 수탈의 최일선 지역으로 지목했다.

조선백성은 생존의 필요를 좇아 살던 땅에서 뿌리 뽑혔고, 일제에 의해 이산해야 했다.

책은 총9개의 구성으로 일제 강점기를 추적하고 있다.

첫 번째 군산의 나라즈케, 두 번째 김제 백구 부용 일본인농장, 세 번째 풍요로웠던 서룬 김제, 네 번째 나라를 잃다, 다섯 번째 수탈 수탈 수탈, 여섯 번째 그들의 나라 황국신민, 일곱 번째 그들의 꿈 군국, 여덟 번째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빛나는 별들, 아홉 번째 미래의 길을 묻다로 구성됐다.

책은 구성면에서 충분하게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 어깨를 짓누르고 굴종시켰던 제국주의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형 욱일기와 일장기, 대형 쯔게통, 군산 나라즈케 등 식민시 시대 유산들을 수록하고 있다.

또 김제 백구 부용농장의 일본인 도정공장의 쌀 산적 연출은 부분 스케일을 통해서라도 김제만경의 풍요가 어떻게 수탈 집적 반출되었는지 현장 차원의 증언도 엿볼 수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무운장구기, 무운장구조끼, 착용하면 총알도 빗겨간다는 천인침, 일본 신도의 상징인 어여대, 일본 불교 조동종에서 강제참배하게 했던 황국전사자 위패, 성전미술 총록 등 전쟁과 군국의 광신적 증거들도 채워졌다.

여기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상과 김제 출신 독립운동가 화암 정현섭 선생, 이리 동척 습격 계획 등 별보다 빛나고 꽃보다 아름다운 불꽃보다 뜨거운 투사들의 족적도 만날 수 있다.

일제가 성전이란 용어를 오용하면서 저급한 프로파간다를 통해 전쟁시스템을 확대 재생산하며 산지옥을 만들었다면, 기꺼이 조국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바친 독립투사들의 삶이야말로 숭고함을 넘어 성스럽기만 하기 때문이다.

또 책은 ‘함께 싣다’ 편에서 김제시 벽골제아리랑사업소가 운영하는 아리랑문학관, 아리랑문학마을의 현재 전시를 소개한다.

이는 문학관, 문학마을,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이 일제강점기 수탈사 삼부작으로 묶어 풍요의 땅 김제가 서러운 수탈의 땅이 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총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2019년은 전 세계 대한독립은 선언했던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이라는 자주적 진전을 가진 독립운동사의 백주년이 되는 해이다”며 “일제강점기와 현재, 미래의 과제까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아낌없이 자료와 유물을 내어 준 군산 동국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역학의 보고, 콘텐츠발전소로서 박물관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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