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에 등단 10년만에 네번째 수필집 발간
문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 수록

백봉기의 수필집 ‘해도 되나요’가 발간됐다.

60이란 늦은 나이에 등단해 칠순 기념으로 발간된 이번 수필집은 10년 만에 세상에 나온 네 번째 수필집이다.

책은 습관처럼 일상 속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했다.

가능하면 어렵지 않게 독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쉽게 정리돼 있다.

저자는 이번 수필집을 발간하면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지난 2010년 첫 수필집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가 뜻밖에 한국미래문화원으로부터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자 수필은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 터였다.

수필을 잘 쓰는 사람이란 착각에 빠졌고, 심지어 거드름을 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이란 현미경으로 되돌아 본 자신의 작품이 문장력도 작품성도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글쓰기가 겁나 한 동안 펜을 들지 못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글은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란 것을 알게 됐고, 이것마저 놓는다면 어디에서든 삶의 가치와 창작의 기쁨을 얻지 못한 것 같았다.

이번에 발간된 수필집은 ‘희’, ‘노’, ‘애’, ‘락’ 등 총4부로 구성돼 있다.

수록 내용은 글을 쓰는 문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문화예술인으로서 전북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 한 가정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 나이 70을 먹은 한 사람으로서 세상에 대한 관조 등 자신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꼈고 담아내고 싶었던 글들이 수록됐다.

첫 글 ‘해도 되나요’는 짧지 않은 저자의 문학 인생을 짧은 글에 담아내고 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가짜 시인 행세를 하고, 시 쓰기를 흉내낸 적이 있었다.

보이는 것이 모두 시의 소재였고, 수필 쓰는 것보다 쉽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주위의 시인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당신의 시는 시가 아니며 심지어 당신은 가짜 시인이다’는 평이 나왔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으로 짝퉁 시인 행세를 그만두고 수필 쓰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왔다.

글 ‘해도 되나요’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던 저자의 지난날의 초상이며, 누군가에게 답답한 심정을 고백하고 의지하며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에서 읊조린 시어였던 것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운명에 또 어떤 선택에 기로에서 ‘해도 되나요?’라고 물을 때 자신을 믿고 현명하게 결정하는 삶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0년 동안 글을 쓴 사람의 수준이 이것뿐이냐는 질책이 들리는 것 같아 부끄럽고 가슴이 떨린다”며 “좀 더 좋은 수필집을 내놓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집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 출생으로 KBS 프로듀서, 방송부장, 편성부장을 거쳤다.

현재 한국예총전북연합회 사무처장, 온글문학회장, 한국산문작가회와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미래문화연구원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탁류의 혼을 불러’, ‘팔짱녀’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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