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근영중 한일공동평화수업
스즈키씨 안의사 알리기 힘써

28일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일본 스즈키 히토시 안중근기념사업회 위원(전 요코하마중학교 교원)과 조은경 근영중 수석교사가 제19차 한·일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원철기자
28일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일본 스즈키 히토시 안중근기념사업회 위원(전 요코하마중학교 교원)과 조은경 근영중 수석교사가 제19차 한·일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이원철기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8일 전주근영중학교에서 아주 특별한 수업인 ‘제19차 한일공동 평화수업’이 열렸다.

근영중 조은경 수석교사와 스즈키 히토시 전 요코하마 시립중 교사가 뜻을 모아 진행한 올해 한일공동 평화수업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9 대한민국 청소년 독립 선언서 만들기’를 주제로 28일과 29일 양일간 진행된다.

특히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9주기를 맞아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독립에 대한 수업을 실천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학생들은 3·1운동의 의미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과정 및 의의를 살펴보고, 오늘의 대한민국의 주체·주인으로서 진정한 독립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게다가 독립선언문의 주요 문장을 직접 낭독하며, 그 속에 담긴 평등·평화에 대한 염원과 독립의 간절함을 체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조은경 수석교사는 “독립선언문에는 자주독립, 평화, 평등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면서 “당시의 절절했던 독립의 소망, 지혜와 헌신으로 나라는 지킨 분들의 숭고함을 기억하는 뜻깊은 수업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동수업에 참여한 전 요코하마 시립중 교사 스즈키 히토시 씨는 독립 운동가 중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을 역설해 눈길을 모았다.

스즈키씨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사상을 공부하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

안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개인이 아닌 동양평화를 위한 제국주의에 대한 의거라 생각한다"면서 "식민지배를 한 일본을 미워하지 않고 동양의 평화와 인류공영을 생각했던 독립 운동가에게 미안함과 숙연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스즈키씨는 자신이 재직했던 학교 등의 수업을 통해 일본 내에서 '암살자' 또는 '테러리스트'로 인식되는 안 의사를 올바로 알리는 데 적극 노력해왔다.

또한 매년 안중근 기념사업회’의 일본측 위원으로 매년 안 의사의 추모식에 참석하고, 전주 근영중을 찾아 한국 학생들에게도 안 의사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한일공동수업 도중 '청소년이 원하는 독립'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은 지나친 학업 중심 문화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억압으로부터의 독립을 언급하며, 청소년이 바라보는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했다.

근영중 이창훈 학생(3학년)은 “이번 한일공동수업을 통해 3·1운동과 독립선언문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면서 “특히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일 제국주의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에 나섰던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배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근영중 조은경 교사와 스즈키 히토시 전 교사를 비롯한 한국과 일본의 교육자들은 지난 2005년부터 동아시아의 평화와 우호, 올바른 역사교육을 목표로 한국에서 19회, 일본에서 7회 등 양국을 오가며 한일공동 평화수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