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신’ 대자보가 나붙어 논란이 되고 있다.

처음엔 일부 지역대학가에 붙는가 싶더니 웬걸, 서울은 물론, 대구, 경남, 부산,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등 전국 주요대학 28곳의 대학과 고등학교 곳곳에 붙었다.

전북에서도 우석대학교와 군산대, 군장대 교내 게시판에 이 대자보가 붙었다.

과히 전국적 대자보라 할만하다.

이는 한 개인이 작성해 붙였다고 보기 어려운 무언가 의도된 ‘조직적’ 대자보라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 볼 수 있다.

대자보는 학생들이 이절지에 매직으로 손수 글씨를 써 학내 게시판에 알리는 대학의 게시문화다.

그런 대자보가 상아탑을 넘어 전국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이 대자보는 대학 뿐 아니라 대법원과 국회의사당 곳곳에도 붙여졌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국 청년들에게 보내는 서신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상은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대북정책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남조선의 체재를 진복하자’는 등의 자극적 문구와 함께 오는 6일 혜화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대자보는 ‘전대협’ 명의로 게시됐지만 사실 전대협과는 무관한 데다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활동하는 보수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7년 결성된 대학생 단체 '전대협'과는 정치적 지향이 정반대인 단체 이름부터 좌파 성향의 '전대협'에 대한 풍자와 냉소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에도 '○○왕 문재인' 시리즈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위 ‘우파 전대협’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나 김정은 위원장 등을 사칭해 논란을 증폭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우리 사회 저변에 아직도 만연돼 있는 색깔론을 증폭시켜 현 정부를 비판함으로써 특정 정치색을 띤 정당과 세력들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수석대변인’ 발언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이 대자보는 그 수위가 노골적이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

일국의 대통령을 마치 북한의 지령을 받은 사람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통일을 위해 군사분개선을 넘나들고,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합의하고 있는 마당이다.

색깔론의 광풍으로 다시금 국민들을 좌우로 몰아가 국론을 분열하려는 행태에 대해 검경은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드리워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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