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기초의원 5석
민주 0석 사실상 참패

평화 기초 전주라 당선
총선 비관전망 사라져

평화-정의 교섭단체 속도
미래 득표 꼴찌 치명타

민주 대대적 쇄신 나설듯
평화 도내의원 입지강화

4.3 재보선에서 예상을 뒤엎은 결과가 나왔다.

국회의원 선거 2곳, 기초의회 의원 선거 3곳에 불과한 ‘미니 재보선’의 당선자는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1석, 정의당 1석이었고 기초의원은 민주평화당 1석, 자유한국당이 2석이었다.

집권 민주당이 사실상 패배하고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이 승리한 선거였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 총력전을 펼쳤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내년 4.15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게 됐다.

당장 야권은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라고 규정했고 민주당은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전주시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도내 정치권 분위기도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4.3 재보선을 통해 나타난 선거 결과와 그에 따른 내년 21대 총선 구도를 예상해 본다.
/편집자주
  



/예상외 선거 결과, 중앙-전북 모두 변화 직면/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패배 함에 따라 중앙 정치 환경이 매우 복잡해졌다.

일단 민주당은 유권자들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 2곳 중 경남 창원성산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다른 한 곳인 통영고성에선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다.

3곳에서 치러진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믿었던 전주시 기초선거에서 패하면서 호남 민심을 장악했다는 자신감도 내려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의 사실상 패배는 중앙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민주당에 대한 민심도 어떻게 변해갈 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주요 부처 장관 임명에 대한 여야간 대립, 일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및 다른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등이 겹쳐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력에 차질이 발생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 역시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야권은 기존 3당 체제에서 다시 4당 체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의당의 1석 확보에 따라 민주평화당-정의당 간 공동교섭단체 재구성이 다시 이뤄질 수 있어서다.

정의당의 1석 확보는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희망해왔던 민주평화당-정의당 내 상당수 의원에게는 단 비와 같다.

두 당은 지난 해 4월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었지만 고 노회찬 의원의 유고로 교섭단체가 깨진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당선으로 다시 공동교섭단체를 꾸려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많다.

공동교섭단체는 국회의원 20명이면 가능해 평화당 14명+정의당 6명이면 구성할 수 있다.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정의당 의원들과 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은 강력한 찬성 입장이다.

특히 정동영 대표는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복원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내에는 일부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전원이 동의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장병완 원내대표의 경우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선 의원 전원 의견 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몇 의원은 ‘실익이 있느냐’며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부정적이다.

이 와중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반대하는 (평화당) 의원들은 뼈도 못 추릴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이 발언이 알려지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라디오에서 평화당에서 공동교섭단체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뼈도 못 추릴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며 “선거에서 가까스로 이겼으면 더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지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해서 될 일이냐”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평화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고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어떤 결론이 나올 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이번 선거의 최대 희생 정당은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 후보를 내세웠지만 3.57% 득표율에 그쳐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민중당에 이어 4위로 추락했다.

특히 당에선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경 수석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와 상의해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중앙 정치 긴장 속 전북 민주-평화당 분위기는 상반/

이같이 여야 정치권은 긴장 모드로 돌입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집권당 긴장이 더 심각해 보인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정치 구도가 복잡하게 됐다.

반대로 민주평화당은 기세가 오르고 있다.

총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많았지만 이번 재보선으로 민주당 강세 국면이 어느 정도 깨졌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내년 전북 총선의 바로미터로 예상됐던 전주 기초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부정적 시각이 상당히 사라지는 분위기다.

집권 민주당은 당 체제 쇄신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고공의 당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 여론에 힘입어 선거를 안일하게 치렀다는 분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당 차원에선 이번 결과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재보궐 선거에 최선을 다한 우리 당의 모든 후보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재보선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재보선이 미니 선거로 치러졌지만 집권당에 대한 민심을 확인했다는 것.

당 관계자 상당수는 경남 지역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패했다며 내년 총선거 전략 마련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민주당이 어떤 식으로 체제 정비에 들어갈 지 주목되는 가운데 중앙당은 이달 중 지역위원회 당무감사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대대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기일전을 명분으로 ‘교체 카드’를 대거 꺼낼 수도 있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 전북 역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간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될 전망이다.

도내 민주당은 내년 총선거에서 전북의 전 선거구 압승이라는 목표를 세워왔다.

당에 대한 고공지지율을 등에 업고 반드시 압승, 지난 2016년 총선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지역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집권당임에도 불구, 조직 및 표심 잡기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것.

탄탄한 지지율에 방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전북 표심 끌어안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더욱이 전북을 포함한 광주, 전남 등 호남권은 민주당의 지지가 강한 곳이어서 이번 선거 분위기가 이어지면 내년 총선거도 장담하기 어렵다.

반대로 민주평화당은 회생의 계기를 잡았다.

이번 선거가 기초의원 1명을 선출하는 것이지만, 전주 선거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승리로 분위기가 한껏 고무돼 있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정동영 대표, 김광수 사무총장, 김종회 전 전북도당위원장, 임정엽 현 전북도당위원장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운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정 대표 등의 정치력이 강화될 수 있어서다.

조배숙 전 대표와 유성엽 수석 최고위원도 선거 전 전주 지원유세 등을 통해 힘을 보탰다.

정동영 대표는 기초의원 당선과 관련, “전주시민께서 저희에게 힘을 주셨다. 푸른 신호등을 보여주셨다”면서 “전주시민의 이익을 위해, 전북도민의 이익을 위해서 평화당이 존재한다. 청와대 눈치 보고, 여당이 복지부동할 때 전북도민의 관점에서 할 말 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도울 것은 돕는 그런 자세로 해 왔다”고 강조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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